[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란 외무부가 주이란한국대사를 초치해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
19일 연합뉴스가 반관영 ISNA 통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레자 나자피 이란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18일(현지시간) 윤강현 한국대사를 불러 이란이 걸프 지역 국가 대다수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자 나자피 차관은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이러한 우호적 관계를 방해하고 지역(중동)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정부는 이에 대한 즉각적인 설명과 입장 정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나자피 차관은 이란 자금 동결 등 한국정부의 비우호적 조치를 언급하며 "분쟁 해결을 위해 유효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3.1.16./사진=대통령실
아울러 한국 대통령이 최근 핵무기 제조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했는데, 이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어긋나는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 해명도 요구했다.
한편, 2018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으로 한국에 현재 70억 달러가량의 이란 자금이 원화로 동결돼 있다. 이는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UAE를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현지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를 찾아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란 정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16일에 이어 18일에도 “한국정부의 설명을 기다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 외교 채널을 통해 이란에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과의 관계와 무관하고,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지만, 이란은 한국정부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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