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거주지 전입 미신고로 소재 파악을 할 수 없어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행방불명자가 지난 4년 간 179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 행군 중인 훈련병들./사진=육군훈련소 페이스북
연합뉴스는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의 조사 결과를 인용, 병무사범 중 정당한 이유 없이 전입 신고를 하지 않은 행방불명자는 2018년 603명, 2019년 522명, 2020년 330명, 2021년 335명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보도했다.
최근 4년 새 연 평균 약 448명이 행방불명을 이유로 병역 의무를 다하지 않은 셈이다.
행방불명자는 주민등록법상 거주지를 이동하고도 14일 이내 전입 신고를 하지 않은 병역 의무자를 말한다. 병역 기피 가능성이 있으나 현행법상 병무청이 행방불명자를 수사할 수는 없다. 병역법에 의하면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은 병역 면탈자나 병역 판정 검사·신체 검사에 관한 범죄에 대해서만 수사권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승 연구위원은 지난달 말 연구원 홈페이지에 공개한 '공정한 병역 문화를 위한 병무사범의 예방과 단속 강화 방안' 보고서에서 병무청 특사경에 행방불명자에 대한 수사 권한을 부여해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지방병무청장이 행방불명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직권으로 병역의무 이행일을 연기하고 이들을 거주지 이동 신고 불이행자로 경찰에 고발한다. 하지만 처벌 구성 요건이 까다롭고 처벌이 상대적으로 가벼워 경찰의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게 승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전입 신고를 하지 않은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처벌할 수 없어서다.
승 위원은 "경찰 수사를 통해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밝혀져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100% 약식 재판 청구 사건이 되기 때문에 경찰이 적극 수사에 나서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언급했다. 또한 "병무청 특사경이 행방불명자 소재 파악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개인 정보를 요청할 권한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행방불명자의 나이가 38세에 이르게 되면 병역 의무가 면제된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병역 제도상 매우 심각한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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