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수년 간 신용 보증 기관 직원과의 유착 관계를 통해 약 240억 원 상당의 보증을 받고 이를 근거로 대출을 받은 사업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연합뉴스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사업가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보도했다. A씨가 보증 지원을 받도록 도와줘 특경가법상 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 기술보증기금(기보) 직원 B씨에겐 징역 8년에 벌금 5억 원이 선고됐다.
A씨는 2009년 자신이 운영하던 소프트웨어 개발사에 대해 신용 보증을 받으며 B씨를 만나 가까워졌다. 이후 A씨는 2012∼2018년 차명으로 인수·설립한 법인 25곳에 대해 총 241억 원 상당의 기술 보증서를 B씨를 통해 발급받았다. 보증서를 토대로 은행 등에서 260억여 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각 업체 대표자 경력 △기술 개발 인력 △연구 직원 등을 허위로 적은 기술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보증 심사 담당자였던 B씨는 허위 문서에 근거해 업체에 유리한 평가를 내렸다. 이 기간 A씨는 편의를 봐준 대가로 B씨에게 해외 여행·골프 라운딩 경비·차량 대여료 등 총 4억80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
A씨는 "업체들은 실제로 사업을 벌일 의사와 능력이 있어 보증 지원이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재판부는 "A씨는 업체들이 기술 사업을 벌일 조건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보증을 받을 목적으로 주요 정보를 허위로 기재했다"며 "작년 6월 기준 25개 업체 중 19곳은 채무 불이행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기보 관계자는 "자체 감사를 통해 해당 사건을 인지했고, 담당 직원에 대해 징계 해고 처분을 내림과 동시에 형사 고소도 했다"며 "유사 사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전사적 청렴 강화 대책을 수립해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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