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트 피크시산대 '손님' 발길 뚝…마스크만 불티
[미디어펜=이시경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대형 쇼핑몰을 덮치고 있다. 잇단 메르스 확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람이 붐비는 곳의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백화점·대형마트 등을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4일 저녁 찾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은 손님보다 점원이 더 많을 정도로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었다.
백화점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손님은 더욱 뜸해 아예 한 명도 없는 층이 있는가 하면 간혹 보이는 고객들도 마스크를 쓴 채 빠른 걸음으로 볼 일만 보고 벗어나려는 눈치였다.
▲ 4일 오후 9시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 월드컵점에는 '메르스 사태'로 사람들이 발길이 끊긴 채 덩그러니 진열대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이시경 기자 |
한 점원은 “메르스 때문에 손님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하루 하루 환자들이 늘어 가면서 고객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백화점을 찾은 안모씨(38)는 “얼마 전에 업무 보느라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서울역에 다녀왔다. 감염 위험 때문에 무서웠지만 막상 다녀오니 백화점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모두 위험하다며 백화점 가는 것을 만류했다”고 말했다.
이어 찾은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 월드컵점도 잠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찾은 시간은 평상시 손님들로 북적일 시간임에도 마트 내부는 한산한 분위기였고 간간히 보이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바삐 발길을 움직였다.
손님을 기다리던 점원은 “진짜 손님 없다”며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했다.
한 점원은 “여기서 일하면서 오후 9시, 이맘때 이처럼 사람 없는 것은 처음 본다. 메르스 때문인 것 같다. 간혹 사람들이 와도 마스크를 쓰고 있어 말 붙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늘 사람들이 몰리던 시식코너도 찾는 사람이 없어 음식은 식어가고 점원들은 주변만 안타까이 돌아보고 있었다.
마트 내 약국에는 마스크로 가득 찬 상자가 겹겹이 쌓여 메르스 사태의 심각성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요즘 마스크는 없어서 못 판다. 준비한 마스크가 금방 동나 지방에서 공수해 왔다”며 마스크 품귀 현상에 대해 전했다.
마스크를 쓰고 마트를 찾은 김모씨(37)는 “일부러 사람이 적은 밤 시간대를 골라서 왔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은 시간대나 북적거리는 곳은 피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