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27일 2023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올바른 남북관계 구현’과 ‘통일미래 준비’ 2가지를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본격적인 담대한 구상 이행을 비롯해 남북관계 정상화 추진, 북한주민의 인권 향상 구현, 통일미래 청사진 및 추진전략 재정립, 수요자 중심의 탈북민 지원체계 정비 계획을 설명했다.
권 장관은 먼저 “잘못된 길을 고집하고 있는 북한이 대화로 나올 수밖에 없는 여건을 조성해 담대한 구상의 이행을 본격 추진하고, 남북관계 전환의 계기를 만들겠다”면서 “지금은 공고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단호하게 대응해 북한이 무력도발로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깨닫도록 만들어야 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대화를 위한 노력 역시 보다 능동적으로 꾸준히 펼쳐나가야 한다”며 “담대한 구상의 경제 부문뿐만 아니라 정치·군사 조치를 더욱 구체화해서 한미가 조율하고 본격적인 이행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 한덕수 국무총리,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3.1.27./사진=대통령실
권 장관은 “꽉 막힌 남북관계 상황에서 신뢰 조성을 위해 민간의 대북접촉 재개를 지원하고, 국제기구 등을 통한 접촉면도 넓혀가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면서 “남북관계가 재개되면 이산가족, 국군포로, 억류자, 납북자 등을 최우선 현안으로 풀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권 장관은 북한인권 문제를 북한 비핵화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로 꼽으면서 “동포 차원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우리사회 내부에서 북한인권 개선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국제사회와 연대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인권 개선 방향으로 ▲북한인권 현황 연례보고서 발간 ▲통일교육원의 탈북민 강사 강연 확대 ▲북한인권재단 출범까지 통일부가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역할 수행을 제시했다.
다음 권 장관은 “통일미래의 청사진과 추진전략을 재정립하겠다”며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북핵 등으로 인한 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해 중장기 통일외교안보전략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올해 상반기 중 ‘통일미래기획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서 연내 ‘신 통일미래구상’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통일장관 직속으로 대표 전문가 10명을 모셔서 자문을 받고 그들이 국민의견을 수렴해서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중장기 미래 통일구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수요자 중심으로 탈북민 지원체계를 정비해 재교육과 재정착 업무에 보다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통일부의 관련 조직과 기능도 조정할 계획이다. 권 장관은 “탈북민이 많이 거주하고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재교육 및 재정착 시설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특히 “1200여명가량의 (탈북민) 위기가구를 통일부가 직접 상시 관리하고 치료체계를 구축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에 민간기부계정 항목을 설치해 국민이 통일을 위해 써달라고 맡긴 기부금이 국고로 귀속되지 않고 별도 계정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실향민 등 국민들이 통일된 이후 고향 발전에 써달라고 기부하는 경우가 꽤 있었지만 현행법상 해당 연도가 끝나면 국고로 귀속돼왔다”는 것이 통일부 고위당국자의 설명이다.
이제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을 추진해 앞으로 국민이 통일을 위해 써달라고 맡긴 기부금이 그 의도대로 적립되어 향후에 사용될 수 있도록 남북협력기금에 민간기부금 항목의 별도의 계정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권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통일은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준비된 경우에만 그것을 실현할 수 있다”고 통일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의 정치·경제·사회·문화는 물론 특히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에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더 나아가 북한주민도 (북한인권) 실상을 정확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통일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으며, 이에 대해 권 장관은 “북한 실상을 우리국민들에게 널리 퍼뜨리면 결국 돌아서 다시 북한 쪽에도 환류될 수 있다는 취지”라면서 “탈북민에 대한 처우 역시 결국 북한주민들이 다 알게 되는 것이므로 우리국민과 잘 화합하도록 지원해야 북한주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는 통일부와 행정안전부, 국가보훈처, 인사혁신처 합동으로 열렸으며, 일반시민을 포함해 각 정부부처 관계자 159명이 참석해 진행됐다. 업무보고 이후 통일부는 ‘그래도 통일’이라는 주제로 젊은세대와 통일 독일을 경험한 독일인 등이 참여해 통일의 필요성과 현실 가능성, 통일미래 준비 등에 대해 토론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