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당 대표의 2차 검찰 소환 조사로 폭풍전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기소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기정사실화됨으로써 사법 리스크 대응 방식을 두고 파열음이 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검찰이 이 대표의 혐의를 입증할 경우 당 대표에서 축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어 계파 갈등으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대표는 28일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홀로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를 ‘사법 살인’이라고 비판하며 수사의 부당함을 거듭 강조했다. 검찰의 기소 또는 구속영장 청구에 대응하기 위해 ‘정치탄압’이라는 명분을 쌓은 것이다.
1월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면서 입장문을 발표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2차 소환 조사는 민주당 단일대오 붕괴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지난 10일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뒤 단일대오에는 균열이 발생됐다. 그러나 검찰의 후속 조치가 없어 붕괴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2차 소환 조사 후에는 이 대표에게 기소 또는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앞서 조사했던 성남FC 후원금 사건까지 함께 일괄 청구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이 사법 리스크의 시위를 당길 경우 단일대오에 이탈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는 이 대표 검찰 출석에 앞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국회에서 체포 동의안을 가결하는 것은 관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오는 2024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방탄 정당이란 부정적 이미지가 더 이상 누적돼선 안 된다는 논리다.
더불어 단일대오에 이탈할 명분도 충분한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뇌물 수수 혐의로 청구된 노웅래 의원의 체포 동의안 부결을 주도했다. 체포 동의안 부결 후 민주당은 방탄 정당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중도층의 이탈 심화로 여당에게 지지율이 역전되는 수모도 겪었다. 따라서 이 대표 체포 동의안 마저 부결할 경우 방탄의 늪에 잠식돼 총선에서 완패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되는 중이다.
1월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면서 입장문을 발표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또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앞서 실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 개인 비리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이 대표가 기소될 경우 당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도 우세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비명계는 체포 동의안이 부결되더라도 “(이 대표가) 검찰로부터 기소될 경우 당헌 80조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당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에서 먼저 이 대표를 축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로부터 이 대표 사수에 중점을 둔 친명계는 비명계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고 있다. 친명계는 검찰의 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 “정치탄압으로 본 회의에서 부결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이 대표 축출론을 일축했다. 또 당헌 80조 적용에 대해서도 “‘정치탄압’이라는 저항 조건이 있다”면서 부당한 수사에 당이 함께 맞서 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제는 사법 리스크 대응 방식에 이견을 축소하지 못할 경우, 국회에서 체포 동의안이 가결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1월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미디에펜 김상문 기자
정치권은 오는 31일 공식 출범 예정인 30여 명 규모의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에 시선을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 축출론을 공공연하게 제기하고 있는 비명계가 익명으로 진행되는 체포 동의안에 찬성할 경우 물리적으로 체포 동의안이 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체포 동의안은 본 회의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30여 명 규모인 이들이 사실상 체포 동의안 가·부결의 ‘키맨’인 셈이다.
이에 대해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 축출론은) 정치권의 과장된 추측”이라면서도 “만약 검찰이 이 대표의 혐의를 입증할 증언이 아닌 확실한 물증을 제시한다면 동요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이 전무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따라서 검찰의 물증 제시 유무가 단일대오를 붕괴할 내홍의 트리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