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식사 정치'가 본격 재개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이를 통해 정치권에 여러모로 신호를 보낸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바로 오는 3월 8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다.
앞서 윤 대통령은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발표 이튿날인 26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가지면서, 올해 첫 해외순방 후 '식사 정치'를 시작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과 만찬을 가진데 이어, 27일 강기윤·김성원·김영식·배현진·윤창현·류성걸 의원 등 초·재선 의원들과 만찬을 잇달아 가졌다.
윤 대통령이 애용하는 공간은 한남동 관저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후 본격적인 '식사 정치'에 들어간 모양새다.
6박8일간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월 21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부인 김건희 여사 또한 같은날 국민의힘 여성 의원 10명과 단독 오찬을 가지면서 보폭을 키우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를 두고 '관례적 만남'이라고 일축했지만, 정치 현안 언급 가능성을 배제하긴 힘들다.
윤 대통령은 이번 '식사 정치' 만남을 통해 여당의 협조를 당부했다고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UAE 국부펀드의 300억불 투자로 대표되는 올해 첫 해외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조치 입법 과제에 대한 당부라고 알려졌다.
대통령실 내외적으로는 이번 잇따른 회동이 대통령이 당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 표 단속에 나섰다는 해석과, 당 내부 분열 방지까지 감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회동에는 평소 친윤계가 아니라고 알려진 의원들이 다수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전 공지 없이 비공개로 치러진 회동이다. 식사 전후로 참석자들 사이에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식사 회동은 여러 부부 회동을 비롯해 내각 인사와 군 인사, 종교계까지 다양한 영역에 걸쳐 열리고 있다.
대통령의 식사는 소통이자 정치로 읽힌다.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과 함께 5주 밖에 남지 않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식사 정치'에 있어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보에 "대통령의 오찬과 만찬 등 회동은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접촉면을 어떻게 넓히면서 당심과 민심을 함께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