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삼성SDI가 원소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시장의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영업이익 신기록을 경신했다.
삼성SDI는 30일 지난해 4분기 매출 5조9659억 원, 영업이익 490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56.3%, 84.7% 늘어난 실적이다. 매출의 경우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지난해 연간 매출 20조1241억 원, 영업이익 1조808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보다 각각 48.5%, 69.4% 늘어난 것으로,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액이 20조 원을 돌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별로 보면 4분기 에너지 부문의 매출은 5조34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 전 분기 대비 1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5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8% 증가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25.9% 감소했다.
중대형 전지 사업은 수요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 분기보다 매출이 확대됐다. 자동차 전지는 P5(Gen.5)를 중심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는 전력용 프로젝트에 공급돼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소형 전지는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원형 전지는 전동공구 수요가 둔화됐지만 전기차용 판매가 늘면서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전자재료 부문의 4분기 매출은 62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3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줄었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고부가 디스플레이 소재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성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올해 1분기에는 P5를 중심으로 중대형 전지 판매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SDI 측은 "자동차 전지와 ESS 전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특히 자동차 전지는 헝가리 신규 라인 가동이 확대되고 고객사의 신모델향 공급이 늘면서 P5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세대 제품 준비도 지속한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이날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46파이(Φ·지름 46mm)'에 대해 "현재 천안사업장에서 투자가 진행 중으로, 상반기 중 설비 셋업을 마치고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현재 다수 고객과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며 해당 라인에서 샘플을 생산해 사업화를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속도를 낸다. 손 부사장은 "올해 상반기 중 파일럿 생산라인 준공을 마치고 하반기 중 소형 셀을 제작해 테스트를 본격 진행할 것"이라며 "현재 다수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논의하고 있으며 개발 속도를 높여 양산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올해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SDI는 P5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높여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또 중장기 성장을 위한 수주 활동도 지속하기로 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모든 사업부가 경영 목표를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며 "올해 준비한 전략을 차질없이 실행해 초격차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