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빙하기’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위기 극복의 핵심 키워드는 ‘기술’이다. 회사는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해 다가올 호황기에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1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향후 경영 전략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불황으로 수익에 직격탄을 맞았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에 영업손실 1조7012억 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SK하이닉스 구성원이 웨이퍼 생산과정을 점검하고 있다./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까지는 시장상황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수요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역시 다운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2023년 전체적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계획도 재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3분기 때 이미 언급했지만, 올해 투자 규모는 전년대비 50% 이상 축소 집행 계획”이라며 “전반적인 규모로 고려하면 적정 수준의 축소 판단한다. 현재로서는 추가 투자 감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투자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DDR5와 HBM3 등 신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투자와 연구개발(R&D) 및 인프라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시설투자 축소가 시장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미래 시장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a 나노 D램과 176단 낸드 플래시 등 주력 제품은 성숙 수율에 도달했다”며 “올해 투자 축소로 생산량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선단 노드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SK하이닉스는 ‘기술 리더십’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의 사용량을 늘리면서 시장 수요도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의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영향으로 프리미엄 메모리의 니즈가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CPU를 출시하고,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시장 반등시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미래 제품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1b 나도 D램과 238단 낸드 플래시 준비를 차질없이 진행하는 등 미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