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철강업계 1, 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 밖에 업체들 역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이에 철강업계는 고부가 가치상품의 판매확대와 함께 신사업 진출을 통해 불황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대제철은 4분기 및 연간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매출액 27조3406억 원 △영업이익 1조6166억 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9% 감소한 수치다.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의 감소는 전년 호실적을 거둔 기저효과 영향과 함께 지난해 하반기 시황 악화 및 파업 영향에 따른 것이다. 현대제철 역시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태풍으로 인한 홍수 피해를 겪었다. 구체적으로 홍수와 파업으로 생산량이 별도기준 2021년 1843만 톤에서 1736만 톤으로 줄었다. 이에 판매량 역시 1911만 톤에서 1828만 톤으로 줄었다.
특히 2022년 4분기의 실적 부진이 큰 타격이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759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 역시 5조9800억 원으로 전년 동기의 6조4405억 원 대비 8% 감소했다.
앞서 포스코 역시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매출 84조8000억 원, 영업이익 4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6.7% 줄었다.
이는 철강가격 하락 및 수요산업 부진에 태풍 힌남노로 인한 냉천 범람으로 생산 및 판매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포스코는 냉천 범람으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액을 1조3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 밖에도 동국제강과 세아베스틸 역시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동국제강이 1531억 원, 세아베스틸이 393억 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18.6%, 6.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포스코·현대제철, 특화 신사업 확대
하지만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연내 실적 회복을 자신하고 있다.
포항제철소가 지난 20일부터 완전 정상 조업체제로 돌입해 제품 생산과 판매가 정상화될 예정이며, 강판이 사용되는 자동차 부문도 대기수요 및 공급망 차질 완화로 생산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업황 기대감과 국제 철광석 및 철강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작년 포스코홀딩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포스코그룹은 철강 기업에서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 전환을 발표하고 2차 전지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철강이란 사업 정체성 한계를 넘기 위한 전략이다. 포스코는 올해 신사업 기획 기능을 강화하고, 친환경 성장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리튬 생산력을 끌어올려 2차전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가 생산한 리튬은 올해부터 시장에 정식으로 공급된다.
올해 1분기 포스코HY클린메탈 1공장이 가동되고,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포스코아르헨티나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생산 설비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6년 포스코그룹 리튬 연산량은 연간 10만t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기준 리튬 생산량 전 세계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제철은 신사업 발굴보다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하기 위한 친환경차 강판 개발을 확대하고 자동차 소재 전문브랜드 H솔루션을 중심으로 자동차용 소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사진=포스코 제공
현대제철은 최근 전기로에서 직접환원철과 스크랩을 활용해 자동차용 고강도 강판을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로를 통해 1.0GPa(기가파스칼)급 고급 판재 생산에 성공한 세계 첫 사례다. 기존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이면서, 그간 전기로에서 생산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고강도 판매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탄소 중립이란 단순한 목표 제시를 넘어 실제 기술 구현으로 탄소 중립에 한 발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글로벌 차강판의 경우, 전년 대비 34% 증가한 110만톤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통해 새사업 총력전 동국·세아
동국제강은 오는 6월 1일을 목표로 지주사 '동국홀딩스' 출범을 통해 향후 철강 사업에서 각각 열연과 냉연 사업을 맡을 신설 법인 동국제강과 동국씨엠(가칭)을 두고 동국홀딩스는 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아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지주사 전환 후 친환경 철강 제품 중심의 '스틸 포 그린'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 중인 세아그룹은 해양 풍력발전 설비, 전기차 소재와 같은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아제강지주의 해외 법인 세아윈드는 해상풍력 발전 비중이 높은 유럽 지역에서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인 '모노파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7월 연 24만t 규모의 영국 현지 공장을 착공했으며, 2024년 2분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다.
영국에서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덴마크의 다국적 기업 오스테드(Orsted)로부터 작년 9월 3억6400만 파운드(약 5600억 원) 규모의 모노파일 공급 계약도 따낸 바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이후에는 철강시황이 점진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올해는 하반기부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탄탄한 수익구조 형성을 위해 신사업 육성과 기존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 확대 등과 같은 수익성 다변화를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