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양호한 신용도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정책사업 추진으로 차입 규모가 증가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가능성으로 재무적 융통성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사진=LH 제공
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LH의 제23-01회 토지주택채권(용지)에 대한 신용등급을 AA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정부 정책수행기관으로서 사업기반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또 사업비 회수 등을 통해 재무안정성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LH의 부채비율은 219.2%, 차입금의존도 37.8%로 지속적인 자본 확충과 함께 잉여현금을 통해 차입금을 일정 수준 감축하는 등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2016년 이후 양호한 영업수익성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분양전환 물량 감소로 수익성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8~2019년 부동산 규제로 인한 경기 저하로 일시적인 수익성 하락을 겪은 후 부동산 경기 호조로 2021년까지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기록했다”며 “지난해 2분기에는 분양전환 물량 감소로 공공주택사업 매출 및 영업수익성이 하락하며 전사 기준 영업수익성이 다소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규모 정책사업 추진으로 인한 차입 규모 증가 등 재무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공사 설립 이후 택지 및 산업단지 개발, 혁신도시 개발, 임대주택 건설 등 대규모 정책사업이 추진되며 차입 및 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며 “최근 3년간 3기 신도시, 주거복지로드맵 등 정책사업 투자가 급증해 차입 및 부채 규모는 증가 추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LH의 순차입금 규모는 71조6000억 원이다.
다만 정부 지원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재무융통성은 우수하다는 평가다. 외국차입 및 사채 발행 시 정부 원리금 상환 보증, 공공사업 손실보전, 정부 차입금 후순위 인정 등에 대한 법적 근거 등을 감안할 때 정부의 지원 의지 및 수준은 매우 높다는 판단이다.
풍부한 유동성도 보유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LH의 단기성차입금은 5조4472억 원으로 보유 유동성(9조4886억 원)이 단기성차입금을 상회하고 있다.
육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유상증자 등 정부의 재무적 지원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수한 대외신인도를 바탕으로 직·간접금융시장 접근이 용이해 운전자금 및 차입금 상환 자금소요에 원활히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영위사업의 공공성 및 정책적 중요성에 기반해 제도적으로 확보되고 있는 재무적 융통성 등을 고려할 때 공사의 단기유동성 위험은 극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수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 또한 “부동산 경기 및 정부정책에 따른 실적변동성 및 임대주택 공급에 따른 공공주택관리사업 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신도시 택지개발 등 손실보전 외 사업부문 실적 개선에 힘입어 양호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재무적으로는 주거복지 로드맵 정책 등 임대주택 공급확대를 비롯한 대규모 투자 지출이 지속될 예정으로 당분간 외부차입 확대가 예상된다”며 “다만 정부의 제도적 지원 및 유상증자 등에 기반한 공사의 재무융통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