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BNK금융그룹의 은행부문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이사회가 지난달 30일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안감찬 현(現) 부산은행장과 최홍영 현 경남은행장이 오는 3월 말 임기만료를 앞둔 가운데, 두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행은 지난달 30일 각자 이사회에서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개시를 결정했다. 두 행장의 임기가 오는 3월 말 만료돼 내부 규정에 따라 2개월 전인 지난 30일 우선적으로 임추위 개시를 결정하게 됐다는 소식이다.
BNK금융그룹의 은행부문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이사회가 지난달 30일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사진=BNK금융그룹 제공
한 관계자는 "임추위라기보다 정기 이사회 당시 임추위 개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세부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행장 후보자로는 당연직후보 11명이 거론된다. 은행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규정에 따르면 차기 행장 당연직후보는 지주 사내이사(회장 제외), 지주 업무집행책임자(부사장 이상, 감사담당 임원 제외), 은행 사내이사(상임감사위원 제외) 및 업무집행책임자(부행장 이상) 등이다.
이에 따라 △안감찬 부산은행장 △최홍영 경남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 △성경식 BNK금융지주 부사장 등 10명은 양행의 당연직후보로 이름을 각각 올렸다. 강상길 부산은행 부행장은 부산은행장 당연직후보에, 심종철 경남은행 부행장은 경남은행장 당연직후보에 각자 이름을 올렸다.
현재로선 부산은행장에는 부산은행 출신이, 경남은행장에는 경남은행 출신이 선출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동안 각자 은행이 자행 출신 인사를 행장으로 맞이한 까닭이다.
이에 따라, 부산은행은 안 행장 외 강상길 부행장, 김성주 대표, 김영문 대표, 명형국 대표, 성경식 부사장, 이두호 대표 등 7명이 실질적인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최근 지주 회장 최종후보 중 한 명이었던 안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최대 관심거리다. 통상 지주 회장 후보경쟁에 끝까지 임했던 계열 CEO가 낙마하면, 관례상 현직 대표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빈번했던 까닭이다. 다만 지주 회장이 공석이라는 점과 지주 아래 최대 계열사 대표라는 점에서 부득이 후보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내부 관계자는 "차기 지주 회장을 뽑는데 당시 계열사 대표격인 부산은행장이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당시에는 낙하산 인사논란이 있던 터라 지원을 안 하는 것 자체가 직무유기였다. 이를 두고 경쟁했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안 행장이 지난해 역대급 경영실적을 거뒀다는 객관적 성적표도 갖춘 만큼, 연임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이다.
경남은행은 최 행장과 심종철 부행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성 부사장이 경남은행에서 자금시장본부장직을 겸하고 있어 그의 최종 결정에 이목이 집중된다.
BNK금융 출신 전직 임원이나 외부 인사의 영입도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낮다. 현행 규정에는 회장이 추천하는 지주 임원(퇴직자 포함)도 행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당연직후보가 아닌 외부자가 이름을 올리려면 일시대표의 '추천'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빈 신임 내정자가 일시대표를 통해 외부인사를 행장에 앉힐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빈 내정자는 3월 주총에서의 최종 선출을 거쳐야 하고, 은행 임추위는 2월에 마무리된다. 실제 인사 추천시 여러모로 인사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정성 측면에서도 추천이 회장의 '자기 사람 심기'로 오인될 수 있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은행 지분 100%를 가진 지주사의 대표가 후보자를 추천하는 행위는 사실상 그룹의 뜻인 만큼, 당연직후보들이 선뜻 경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내부에서는 당연직후보가 각각 11명에 달하는 점을 들어, 외부 후보가 끼어들 자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은행장은 (지주 회장처럼) 주총에서 선임되는데, 은행 지분 100%를 지주사가 들고 있기에 주총의 의미가 없다"며 "당연직후보가 아닌 사람이 등장하면 그 사람은 지주 회장이 추천한 사람이 되기에 선임절차 의미가 무색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연직후보가 11명이나 있는데 거기에 후보가 아닌 사람을 끼워 넣으면 처음부터 답을 정해놓고 시험을 치는 것과 같은 꼴이다"며 "최근 우리금융을 비롯해 대통령도 지배구조를 언급하며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당연직후보 내에서 차기 행장이 결정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한편 최종 후보는 이달 중 선출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안 행장과 최 행장의) 임기만료는 3월 31일인데 인수인계·업무보고 등을 감안하면 예상컨데 한 달 전 (선임을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2월 중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임추위는 추후 별도 회의를 열어 경영승계 일정, 후보군 선정, 세부 평가 기준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