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5주 남겨두고 양강 체제를 구축한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 사이의 '윤심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대통령실은 3일까지 당권 주자들과 거리두기를 고수하고 있지만, 정작 이슈로 돌출된 안 의원에 대해선 긍정적인 기류가 읽히지 않고 있다.
실제 대통령실은 전당대회 구도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일절 내지 않고 있다. 혹여나 당무 개입이라 비판받을 만한 소지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취지다. 정당 민주주의를 해치지 않겠다는 의도에서다.
다만 정권 교체에 성공한 지난해 3월 9일 대통령선거 이후 지금까지 10개월 동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부터 대통령실에 이르기까지 권력 정점에서 흘러나온 신호들을 종합적으로 짚어보면, 안 의원에 대한 특정 결론에 이른다.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부·행정안전부·보훈처·인사혁신처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바로 안 의원을 선호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이 안 의원을 긍정적으로 여기거나 신뢰할 만한 신호는 없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발이나 대통령과 회동을 가진 친윤계 의원들 어디에서도 안 의원에 대한 구체적인 호평이 전무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을 복기해 보면 그렇다.
인수위 당시 안 의원측 라인이 일부 참여해 역할을 다 했지만, 5월 10일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는 내각이나 대통령실 핵심 라인에 이들이 입성하지 못하기도 했다.
실제로 안 의원은 인수위원장 당시 윤석열 정부 첫 내각 인선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해 4월 14일 하루 동안 출근하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최대 이슈였던 이태원 사고의 경우에서도 서로 다른 입장이었다. 대통령실은 참사 규명과 관련해 "진상 규명 절차가 끝나면 대통령이 (장관의 경질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안 의원은 "경찰청장은 즉시 경질하고 사고 수습 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윤 대통령은 첫 해외순방을 경제외교에 집중해 다녀오는 등 부처 업무보고와 병행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전당대회에 직면한 여당 지도부부터 초재선 의원들까지 만나 식사 회동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원팀'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안 의원과는 만나지 않았다.
그나마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이었던 김영우 위원은 2일 전격적으로 해촉되기도 했다.
이는 인사 구조상 윤 대통령의 결정 아니면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위원에 대한 즉각적인 해촉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
해촉 이유도 "여당 당대표 경선에 특정후보(안철수 의원)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최근 수차례 방송에 출연해 국민통합위원회 위원 자격을 명시하며 '윤심(대통령의 뜻)' 소재 관련 발언 등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전당대회 구도에 대해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각 후보들에게 갖는 신뢰가 다를 수 있고 이에 따라 이러한 기류가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일단 2일 해촉된 김영우 선대위원장은 "저에 대한 위원직 해촉 결정을 존중한다"고만 밝혔다. 안 의원측에서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은 도움되지 않는다는 취지가 읽히는 지점이다.
오는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대표로 선출되지는 전적으로 84만 핵심당원의 표심에 달려 있다. 이 당원들이 보기에 이번 윤심 논란에서 결과적으로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