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그림 '취하선' 그라피스트 "불법 입건"

[미디어펜=이시경 기자] 건물주의 허락 없이 건물외벽에 마커·스프레이 등으로 수십차례에 걸쳐 낙서한 그라피티스트 2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서울지하철 낙성대역 일대 건물외벽 등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70여 차례에 걸쳐 대형 낙서인 일명 ‘그래피티’를 그린 혐의(재물손괴 등)로 전모씨(37)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 국내에서 유명 그라피티스트로 활동 중인 전모씨가 지난해 경기도미술관이 개최한 거리의미술전에 출품한 '딤즈 스피브'. 국내에서 그래피티는 '힙합'수준으로 미술로 치부, 제대로 자리잡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심야시간대를 노려 건물외벽뿐 아니라 주차장 셔터문, 우체통 등에 자신의 서명인 ‘SPIV’를 마커 등으로 그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와 함께 이모씨(28)는 건물 등 6곳에 ‘WEZT’라는 자신의 서명을 새겼다.

경찰 조사결과 전씨는 2012년 3월 서울 중구 오피스텔 건물외벽에 자신을 상징하는 문자를 그리는 등 동종범죄로 검거됐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도 강원 원주역 기차역 담장 등에 그라피티를 그려 벌금 50만원 등의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그래피티를 오래 하다 보니 습관이 돼 술에 취해 충동적으로 했다. 불법이라는 인식이 부족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소유자의 허락 없이 진행된 그래피티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형사처벌 및 민사상 손해배상 등 법적책임을 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씨는 모 대학 시각디자인과를 졸업 한 뒤 15년 동안 그래피스트로 활동한 유명 인사로 지난해 경기도미술관에서 주최한 ‘거리의 미술 - 그래피티 아트전’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