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HL디앤아이한라가 지난해 4분기 흑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 개선세가 눈에 띈다. 주택사업 분양실적과 재무적융통성이 나쁘지 않을뿐더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 위험도 크지 않다는 평가다.
HL디앤아이한라가 시공한 한라비발디 단지 전경./사진=HL디앤아이한라
9일 업계에 따르면 HL디앤아이한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2% 증가했다. 직전 분기였던 지난해 3분기 6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매출액도 4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자재비, 외주비 상승에 대한 준공추정 원가율을 선제적으로 현실화함에 따라 4분기부터는 원가율, 이익이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건설업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HL디앤아이한라는 양호한 분양 실적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도를 개선해나가는 모양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업계는 최근 HL디앤아이한라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9월 기준 HL디앤아이한라가 진행 중인 분양현장 평균 분양률은 93%(세대 기준)로 높은 수준이다. 일부 현장 분양실적이 저조하지만 해당 현장 관련 운전자금 부담이 크지 않고, 완공 시점이 2024년 이후인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급격한 운전자금 부담 증가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재무적융통성 또한 양호하다는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HL디앤아이한라의 현금성자산은 1130억원으로 총차입금 7835억원을 하회하고 있다. 그 외에 에이치엘로지스앤코, KTB칸피던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57호 등 그룹 내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2022년 4분기 연결기준 HL디앤아이한라 영업실적 공시./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단기간 내 PF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도 크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HL디앤아이한라는 약 1조2000억원 규모 PF 차입금에 대해 조건부 채무인수 및 자금보충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중 약 9700억원이 책임준공 면탈구조로 돼있으며 그렇지 않은 PF 우발채무 금액이 2150억원이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분양이 개시되지 않은 현장들은 PF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이 존재하나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산을 고려 시 PF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에 단기적으로는 대응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확대된 재무부담을 비롯해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부 등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홍 수석연구원은 “최근 분양경기 악화로 인해 공사대금 미수채권의 대손비용이 발생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영업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평 등 분양실적이 우수한 주택현장들이 올해 중 입주가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분양실적이 우수한 기존 현장에서 공사대금이 원활하게 회수될 경우 당분간 현 수준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HL디앤아이한라는 최근 진행된 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완판(완전 판매)’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HL디앤아이한라는 올해 영업실적 전망으로 매출액 1조4487억원, 신규수주 2조1887억원을 제시했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가혁신 활동과 양질의 프로젝트 발굴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안정적 현금 흐름 경영을 강화해 펀더멘탈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