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양사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지분 경쟁이 가시화될 경우에는 주가의 추가 상승도 가능할 전망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양사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은 용산구 소재 하이브 사옥. /사진=미디어펜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에스엠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3%(2100원) 오른 11만6800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하이브 역시 1.43% 오른 19만8100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브는 앞서 지난 10일 에스엠 1대 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352만3420주)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일은 3월 6일이다. 이에 따라 18.46%의 지분을 보유 중이던 이 전 총괄의 지분은 3%대로 줄어든다.
이와 더불어 하이브는 주당 12만원에 소액 주주를 대상으로 최대 2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공개 매수를 다음 달 1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이브가 공개 매수에 투입해야 하는 자금 규모는 약 7142억원 정도다. 에스엠의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5만2129명으로 지분 70.53%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 매수까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 약 40%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우선 하이브와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손을 잡으면서 판세는 하이브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지난 7일 제3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인수로 에스엠 2대 주주로 등극한 카카오가 본격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결국 경영권 분쟁은 카카오의 행보에 달린 셈이다.
아직까지 카카오는 “추가적인 지분 확보는 현재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지분 경쟁이 전개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경영권 분쟁 분수령은 우선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7일 카카오가 에스엠 지분 9.05%를 유상증자 등의 형식으로 확보하자 “회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진이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 라며 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가처분이 기각될 경우 카카오와 하이브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재점화될 전망이다. 다만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지분을 취득하지 못한 카카오가 경영권 분쟁에서 발을 뺄 여지도 충분하다.
소액 주주들은 경영권 분쟁이 어느쪽으로 기울던 크게 손해볼 게 없다는 입장이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이후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동안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회사 이익을 독점하고 주주환원에 인색했던 상황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부푸는 상황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 이슈와 무관하게 향후 에스엠의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이익 체력 상승, SM 3.0 체제 하에서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 가치 상승을 기대한다면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추가 매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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