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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에 멈춘 '김건희 특검' 패스트트랙, 돌파될까?

2023-02-13 15:38 | 최인혁 기자 | inhyeok31@mediapen.com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제동이 걸렸다. 김 여사 특검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기 위해선 신속처리 안건(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돼야 하지만 캐스팅보트를 쥔 정의당이 ‘신중론’을 제기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방향성을 잃게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국회에서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에 특검 추진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탄핵소추안을 압도적인 표결로 가결시킨 만큼 2월 국회에서 김 여사 특검도 관철시켜 대여투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단순 전주가 아닌 통정매매 등 주가조작에 직접 나선 정황이 드러났다”며 “성역 없는 수사로 무너진 사법정의를 바로잡아야 한다. 국민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공포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이 2월13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거듭된 소환 조사로 사법 리스크 문제가 지속되자 김 여사 특검으로 응수에 나선 것이다. 내부 사법 리스크를 또 다른 사법 리스크로 희석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이에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을 관철시키기 위해 패스트 트랙 제도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김 여사 특검법을 추진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좌절한 만큼 이번에는 법사위를 건너뛰어 본회의에 직상정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4일 국민보고대회 형식의 장외집회 후 김 여사 특검법에 여론의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내 패스트 트랙에 나설 당위성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또 앞서 이 장관 탄핵소추안에 가결 179표라는 표결을 기록한 만큼, 패스트 트랙 지정 정족수인 180표 확보도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패스트 트랙 캐스팅보트인 정의당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의당은 김 여사 주가 조작 의혹에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특검 추진보다는 김 여사의 소환 조사가 우선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대장동 50억 클럽 사건 특검과 김 여사 특검을 엮어 양대 특검으로 정의당의 참여를 설득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 8일, 대장동 50억 클럽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판결 받아 국민적 공분이 발생하자 ‘국민적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명분으로 원팀을 이루자는 제안이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12월 27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더불어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의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노란봉투법을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조건으로 김 여사 특검 참여를 제안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의당이 주요 입법 과제로 노란봉투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윈윈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런 다양한 복안 등으로 정의당과 물밑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됨에도 불구하고 당장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의당이 김 여사 특검법과 입법 문제를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완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김 여사 특검법과 노란봉투법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이것을 하나의 거래 대상으로 생각한 적도 또 고려해 본 적도 없다”면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신중론’이란 입장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김 여사 특검법 패스트 트랙은 정의당의 신중론에 가로 막혀 상당기간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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