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출 5개월 연속 하향세…수출기업, 정부 비상대책 마련 촉구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상반기 삼성 갤럭시S6와 LG G4가 출시되면서 중국을 비롯한 인도, 브라질, 러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가 기대됩니다.” “최근 한·중 FTA 발효로 수출증대가 예상되면서 할랄식품 TF(테스크포스)팀까지 만들었죠.”
“수출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중국 철강시장에 한·중·일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데다 중국산 철강 재고도 여전히 많이 쌓여있어 난처한 상황이에요.” “중국, 인도와의 치열한 경쟁뿐 아니라 환율과 유가의 변동성 확대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제조공장에 머물러 있는 수출용 차량. / 미디어펜 자료사진 |
하반기 수출전망을 두고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스마트폰, 반도체가 IT업계의 수출 증대를 견인할 전망인 반면 석유화학, 조선업계는 하반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엔화가치도 7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아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수출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의 경우 최근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에는 두자리수 감소(10.9%)를 보임에 따라 수출 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컴퓨터, 기계 분야는 수요증가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수출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와 관련 부품은 신차출시 효과를 얻고 있지만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과 산유국 수요위축으로 현상유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철강, 섬유, 가전, 디스플레이 등 대부분 수출 품목이 원가 하락과 수출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해 하반기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수출업계는 정부의 전방위적인 수출지원책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세계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교역량 감소와 유가하락, 엔화·유로화 약세 등 계속 악화되고 있는 대외여건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수출확대와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환율·원자재가 안정’, ‘기술개발(R&D) 지원강화’, ‘수출금융 지원확대’, ‘해외마케팅 지원강화’, ‘해외시장 정보제공’ 등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철강업계는 최근 수출감소 원인으로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를 들며 추가 수입규제 가능성이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우리 정부와 수출기업간 적극적인 공조 체제를 마련해 줄 것을 수차례 건의한 상태다.
석유제품,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업계는 수입원자재와 국내조달이 어려운 제조장비에 대한 할당관세를 확대 적용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섬유 업계는 전시회 참가 등 해외마케팅, 무역금융 지원확대와 함께 노후 설비 교체, 산업용 섬유 생산기반 구축 등을 요청했다.
자동차 업계는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를 조기극복할 수 있도록 환율안정화 대책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증대를 기대하고 있는 반도체, 가전, 기계 업계도 향후 전망에 안심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수출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늘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핵심분야에 대한 정부 연구개발(R&D) 투자를 수출연계형으로 지원해달라는 요청도 한 상태다.
산업부는 이같은 업계의 요구를 검토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이달말까지 하반기 수출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업계와 소통협력 채널을 마련해 품목별 수출여건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등 비상체제를 운영해 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산업부는 지난 9일 수출 기업들의 현장애로에 대한 대응과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권평오 무역투자실장 주재로 ‘업종별 긴급 수출점검 회의’를 가졌다.
13대 주요 수출품목 업종 단체가 참석한 이 자리에서 권평오 실장은 “수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민관의 역량결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하반기 수출에 먹구름이 끼어있다는데 깊은 공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