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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멸종위기, 농진청이 해답 내놨다

2023-02-15 14:37 | 구태경 차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최근 기후위기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꿀벌들이 수만 마리씩 죽는 등 꿀벌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꿀벌 멸종은 비단 생태계 파괴나 과수 재배 문제 등 농업피해뿐만이 아니라 인류 멸종설까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답을 내놨다. 4차산업 기술을 적용한 벌통을 활용해 꿀벌의 생존력과 활동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스마트벌통./사진=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스마트기술을 적용해 작물 재배 농가에서 꿀벌, 뒤영벌 등 화분매개벌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스마트벌통이 안정적인 농작물 생산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한 해 평균 61만 개의 화분매개용 벌통이 농작물 수분에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딸기, 토마토 등 시설 과채류에서 화분매개벌 사용률은 67%에 달한다.

화분매개는 농작물 생산에 꼭 필요한 과정이며 화분매개벌의 생존 기간과 활동은 농작물 생산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벌을 효과적으로 화분매개에 활용하려면 벌통 내부를 벌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유지하고 먹이를 관리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화분매개벌로 꽃가루받이를 하는 작물 재배 농가들은 벌 관리가 생소하고 정보도 부족해 비닐온실(하우스)에 벌통을 가져다 놓은 후 별도 관리 없이 벌을 화분매개에 이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꿀벌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효율적인 벌 관리를 통해 화분매개 효율을 높여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농가 지원방안이 필요해졌다.

이에 농진청은 2018년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 개발을 시작했으며, 2020년 첫 스마트벌통을 개발한 후 여러 차례 농업 현장에 적용해 그 기능을 개선했다.

현장 적용 결과, 벌 생존 기간은 물론 활동량도 늘어 생산성이 증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은 벌통에 각종 감지기(센서)를 적용해 벌통 내부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한다. 불볕더위일 때는 벌통 내부 온도 감지기(센서)와 연동된 환기팬이 자동으로 켜져 벌의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온도는 2~3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500ppm까지 낮추게 된다. 한파 때는 감지기(센서)와 연결된 열선 판이 작동돼 벌통 온도는 28~32도(℃), 습도는 60% 내외로 유지한다.

이와 함께 감지기로 수집된 온도‧습도 등 환경정보, 벌통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한 벌의 움직임 등을 바탕으로 이미지 심화학습(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벌의 활동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보들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자에게 실시간 제공되며, 벌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벌 상태를 점검하고 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벌을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벌통을 토마토와 딸기 시설재배 농가에 적용한 결과, 여름철 비닐온실에서 벌의 활동량은 시간당 평균 9마리에서 14마리로 1.6배 많아졌으며, 겨울철 비닐온실에서는 벌의 생존 기간이 105일에서 173일로 68일이 늘어났다. 

또한 여름철 토마토는 과일이 맺히는 비율이 15% 높아져 1000㎡당 100만 원의 수익을 더 올렸다. 겨울철 딸기는 상품이 되는 과일의 비율이 기존보다 6% 높아져 1000㎡당 117만원의 수익을 더 낼 수 있었다.

농진청은 스마트벌통의 원천기술을 특허출원, 등록하고 기술이전 했으며 올해 8개 시군에서 ‘화분매개용 디지털벌통 기술 시범사업’을 추진해 200여 개의 벌통을 시범 보급할 계획이다. 앞으로 딸기, 토마토와 같은 시설 재배작물 이외에 노지 작물, 지능형 농장(스마트팜)의 과채류에도 스마트벌통을 적용해 농작물 생산성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최근 벌 개체 수가 줄면서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번 기술로 작물 재배 농가도 손쉽게 벌을 관리해 화분매개 효율을 높이고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기술을 개선해 일반 양봉용으로도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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