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자회사 SK루브리컨츠 매각설…SK "검토단계, 사실과 달라"
▲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유명 윤활유 브랜드인 ‘지크’를 앞세워 성장가도를 달려왔던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에 매각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SK루브리컨츠 매각 소식이 관련 업계에 알려지면서 그동안 ‘안정 속 성장’을 추구했던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의 재무구조 개선 프로젝트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SK루브리컨츠의 경우 당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 계획이었지만, 이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SK루브리컨츠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는데 합의했다. 매각금액은 2조5000억에서 3조원이 유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2년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해왔던 SK루브리컨츠는 내달 중순께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최근 실적악화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SK이노베이션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루브리컨츠를 매각함으로써 자금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꾀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SK이노베이션의 SK루브리컨츠 매각 결정은 정철길 사장이 최근 위기극복 및 신성장 추진 전략으로 제시한 ‘가치중심경영’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사업구조 혁신을 통한 재무건정성 확보에 힘을 집중시키겠다는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철길 사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회사의 생존이 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올 1분기 말 현재 6조8000억원인 순차입금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자회사 상장이나 비핵심 자산매각과 같은 자산유동화를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확보하는 투자재원은 M&A, 합작사업 투자 등 사업구조 혁신을 위해 사용한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를 매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미디어펜 자료사진 |
SK이노베이션은 작년 매출 65조8757억원, 영업손실 2241억원을 기록하는 등 1977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SK루브리컨츠는 작년 매출 3조5293억원, 영업이익 2954억원을 기록하는 등 SK그룹의 ‘알짜배기’ 계열사로 입지를 다진바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SK루브리컨츠 매각은 SKl이노베이션과 MBK파트너스가 함께 투자목적회사(SPC)를 세워 양측이 합의한 재원을 공동으로 출자해 지분을 나누는 방식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매각과 관련해 “SK루브리컨츠의 경우 당초 계획대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MBK파트너스와 매각 관련 협의는 현재로선 검토단계일 뿐 정해진 것은 없으며,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는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회사는 현재 불확실한 경영환경 아래에 있는 만큼 회사 본원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위기극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특별퇴직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