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보험사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속해서 오르면서 서민들의 급전 창구가 좁아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보험사들이 금리를 올려 ‘디마케팅’(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농협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가 취급한 일반신용대출(무증빙형) 평균금리는 연 8.09~11.86%로 전달 연 7.53~13.11% 대비 하단이 0.56%포인트 올랐다.
11개 생명보험사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8.15~10.31%로 전달보다 하단과 상단이 각각 0.05, 0.04%포인트 내려갔으나 전체 평균(9.61%)은 전달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보험사 무증빙형 대출은 신용점수나 보험료 납입실적 등 비교적 간단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출을 내주는 상품이다. 다른 상품에 비해 대출 문턱이 낮아 급전이 필요한 서민층이 주로 이용한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KB손해보험의 신용대출 금리가 11.8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보생명 10.31%, 한화생명 10.20%, 현대해상 9.79%, 신한라이프 9.78%, 흥국생명 9.77%, 삼성생명 9.46%, 삼성화재 8.58%, 미래에셋생명 8.15%, DB손해보험 8.09% 순이다.
신용점수가 높은 고객이라도 고금리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지난 1월 손보사가 취급한 무증빙형 신용대출 가운데 신용점수 900점 초과 우량차주에게 내준 금리는 KB손보가 9.87%, 현대해상 9.74%, 삼성화재 8.13%, DB손보 7.19%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생보사가 취급한 무증빙형 신용대출 가운데 신용점수 900점 초과 우량차주에게 내준 금리는 신한라이프 9.14%, 교보생명 9.08%, 한화생명 9.00%, 삼성생명 8.63%, 흥국생명 8.18%, 미래에셋생명 7.49%였다.
반면 은행들은 이 기간 대출금리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달보다 0.08%포인트 떨어진 연 5.56%였다.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건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조달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다. 은행채(AAA등급) 3년물 민평금리는 지난해 11월 말 4.852%에서 12월 말 4.576%로 내렸다. 또 금융당국이 연말 대출금리 점검에 나선 이후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금리를 낮춘 점도 작용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는 유동성 위기감이 남아 있었기에 대출금리를 올려 여신을 선별적으로 관리해 자금난에 대비하려는 경향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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