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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이틀 김여정 담화로 ‘항미봉남’·고강도 도발 예고

2023-02-20 16:30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20일 연이틀째 ‘김여정 담화’를 내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술핵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600㎜ 초대형 방사포를 차례로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특히 북한은 SRBM을 쏜 뒤 남한 작전비행장을 겨냥했다고 직접 밝혔으며, 사거리를 볼 때 F-35A 기지와 미 공군기지를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나타나 한미에 대한 동시 경고로 해석된다.  
   
이미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적대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사사건건 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며 앞으로 더 강화되고 확대된 3월 한미훈련이 예정된 상태에서 고강도 도발을 예고한 것이다. 여기에 북한의 무력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까지 북한이 비난하고 나서면서 도발 명분을 더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은 18일 오후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쏘면서 새해 두 번째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됐다. 새해 첫날 600㎜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지 49일만에 무력도발을 재개한 것이다. 이는 미국 주도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된 것에 대한 반발로 드러났다.
 
북한이 전날인 1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안보리가 미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다닌다”며 “한미훈련을 발표한 대로 실행에 옮긴다면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이때 지난 1월 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방한해 전략자산을 더 많이 전개하고 한미훈련을 확대할 것이란 발표도 비난했다.   

북한이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훈련을 진행했다고 19일 노동신문을 통해 밝혔다. 2023.2.19./사진=뉴스1


북한 외무성은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자위권 행사에 대해서만 문제시하는 것은 북한의 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고 침해이며, 우리가 반드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적대행위”라며 “미국의 일방적인 대조선 압박 구도로 변질되고 있는 안보리에 대한 항의로 추가적인 행동 조치를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외무성 담화 발표 바로 다음날에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쏜 뒤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장이 오전 8시에 내린 명령서에 따른 기습발사훈련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에 비상화력전투대기지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이번 ICBM은 고도 5768.5㎞에 거리 989㎞를 4015s간 비행했다.

북한이 ICBM 발사를 감행하자 한미는 19일 미 공군의 일명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를 동원하고 10대의 전투기를 띄워 한미연합공중훈련을 벌였다. 합동참모본부는 “미 확장억제 전력의 적시적이고 즉각적인 한반도 전개를 통해 동맹의 압도적인 전력에 의한 한미 연합방위 능력과 태세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북한은 다시 20일 오전 전술핵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으며, 이번에는 발사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600㎜ 방사포를 동원해 각각 395㎞와 337㎞ 사거리의 가상표적을 설정해 동해상으로 2발의 방사포탄을 사격했다”면서 “600㎜ 방사포는 적의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뒀으며,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고 전했다.

이를 발사 원점으로부터 사거리를 감안해보면 우리군의 충북 청주 F-35A 기지, 충북 오산 및 전북 군산 미 공군기지 등을 표적으로 설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전술핵 공격수단인 초대형 방사포를 동원한 오늘의 사격훈련은 한미 연합공군 역량에 대한 철저한 억제준비태세를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북한이 민감해하는 한미의 공중전력 과시에도 남한의 미군기지 타격을 목표로 삼은 전술핵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방식으로 일일이 맞대응하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정부는 20일 대북 독자제재 추가 지정을 발표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경고했듯 향후 한미군사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북한의 전략핵·전술핵 대응 훈련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한국 공군 F-35A 전투기, 미 공군 F-16 전투기가 19일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하고 있다. 2023.2.19./사진=합동참모본부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은 앞으로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을 겸한 강대강 맞대응을 계속 할 것을 암시했다”며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경고와 함께 향후 위기고조의 모든 책임을 한미에 전가하기 위한 수순이다. 남측을 상대해주지 않으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밝혀 ‘항미봉남’의 의지를 피력했다”고 평가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북한은 한미의 대응을 명분으로 삼아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지역에 긴장을 조성하려고 한다”며 “문제는 북한도 한미가 북한 도발에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를 명분으로 자신의 핵능력 고도화와 내부 통제에 활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앞으로 북한이 다수의 전략핵무기 실험을 예고했다”며 김여정이 담화에서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를 언급한 것에 대해 “태평양을 향한 중거리급 이상 미사일 발사 실험을 예고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홍 연구실장은 “최근 북한은 명령체계에 따라 계산된 목표에 대해 전술핵 공격수단으로 사격을 단행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당중앙군사위 확대회의 이후 북한의 무기훈련 및 실험 관련 보도의 특징은 작전 안정성, 운용부대의 정규화, 대응의 신속성 등에 맞춰 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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