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권 과점 체제 심화…스몰라이센스·첼린저뱅크 도입해 경쟁 촉진"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은행권이 이자수익에만 치중하고 예대금리차를 기반으로 과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면서 금융당국이 스몰라이센스·챌린저뱅크 등 은행권 진입정책을 점검하는 등 대대적 손질에 들어가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민간전문가·전금융업권 협회·연구기관과 함께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회의를 22일 개최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은행권 경쟁 촉진 방안과 금리체계 개선, 보수 체계 개선, 손실흡수 능력 제고, 비이자 비중 확대, 사회공헌활동 활성화 등 6개 검토 과제를 제시했다.

김 부위원장은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이 지속되고 국민들의 대출이자 부담 등이 가중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은행권은 막대한 이자수익으로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그 수익으로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은행업은 정부의 인가에 의해 제한적으로 설립·운영되는 과점적 구조라 할 수 있다. 또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서 과거 위기시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된 사례도 있다. 그러므로 은행은 민간 기업이지만 더 많은 공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문제점을 재점검해 과감히 개선해나가겠다며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비교 추천 등을 통한 기존 은행권 내 경쟁,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 경쟁 뿐만 아니라 스몰라이센스, 첼린저뱅크 등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은행권 진입정책도 점검하고,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 확대 등 금융과 IT간 영업장벽을 허물어 실질적인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을 비롯한 다양한 경쟁촉진 방안을 고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챌린저뱅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실 은행 인수·합병(M&A)으로 6개 주요 금융 그룹을 중심으로 한 과점 체제가 심화하자 영국 금융당국이 그 대안으로 새롭게 도입했던 방식이다. 정보기술(IT) 기술을 활용해 특화된 소매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가계부채 질적 구조개선과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개편 등 금리체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보수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세이온페이(Say-On-Pay) 도입 여부, (클로백)Claw-back 강화 등을 살펴보고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도 점검할 계획이다.

세이온페이는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 투표권을 통한 주주 통제를, 클로백은 금융사 수익 변동시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삭감하는 것을 말한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권 뿐 아니라 타 금융업권의 적극적인 동참도 강조했다.

그는 “예금·대출 등에 있어서 실질적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은행권 뿐만 아니라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업권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며 “성과급 등 보수체계와 주주환원 등은 전 금융업권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검토과제별 현황 파악 및 해외사례 연구 등 개선작업을 추진해 6월 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은행권에 대해 제기된 이슈들은 금융산업에 깊게 뿌리내린 관행에서 비롯된 만큼, 금융권의 틀에 박힌 사고방식만으로는 해결하는데에 한계가 있다”며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깨어있고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개선방안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모든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