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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은행 과점 해결 관치행정과 금융규제 풀어야

2023-02-23 17:46 | 김명회 부장 | kimmh08@hanmail.net

김명회 경제부장/부국장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고유가 고금리 등으로 일반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진 가운데 금융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근거로 성과급과 명퇴금 잔치를 벌이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48조4038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자이익은 82%에 달하는 39조6739원, 순이익은 15조850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8조7249억원으로 전년의 11조6387억원에 비해 25.3% 감소했다. 금융사들이 제 실력보다는 고금리로 인한 이자장사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도 눈치 없이 금융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며 성과급과 퇴직금으로 나눠먹기식 돈 잔치를 벌이고 있으니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건강하게 돈을 벌어 임직원들이 나누는 것은 칭찬할 일이다. 하지만 금융은 다르다. ‘공공성’이 있는 데다 경쟁도 제한적이다. 서민들은 이자 낼 생각에 한숨만 나오는 상황에서 돈 잔치에 여념이 없는 금융사의 모습은 서민에게 절망감만 안겨준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라고 언급하며 이자장사를 비판한데 이어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서자 금융사들은 부랴부랴 향후 3년간 취약계층에 10조+α 추가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여론은 싸늘하다. 기존 코로나19 금융지원책과 비슷한데다 최근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은행 산업 과점의 폐해가 큰 만큼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주문이 나왔고 금융당국은 이에 대한 방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경쟁력을 위해 대형화가 필요했고 이에 정부가 합병을 유도해 지금의 체제를 만들었던 것이라 방법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금융당국이 찾고 있는 방안은 5대 은행의 예대시장 점유율이 60~7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신규플레이어, 일명 ‘메기’를 시장에 풀어, 금리·금융서비스의 경쟁과 혁신을 유도하는 것이다.

대형 시중은행 과점체제를 개선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인터넷 은행을 추가로 인가하거나 은행업 라이선스를 쪼개 특정분야만 다루는 은행이 나오도록 하거나 금융과 정보기술(IT) 간 영업장벽을 허물어 실질적인 경쟁을 촉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당국이 벤치마킹 모델로 영국의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 영국 금융당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실은행 인수합병으로 6개 주요 금융그룹 과점체계가 굳혀지자 리테일 금융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챌린저 뱅크의 시장진입을 허용했다. 챌린저 뱅크는 산업간 경쟁 촉진을 위해 신설되는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와 접목한 형태의 은행 등을 말한다.

그러나 고만고만한 플레이어를 다시 투입한다고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터넷 은행의 경우 처음에는 정체된 시장에 경쟁과 혁신의 파문을 일으킬 메기로 불리며 한껏 기대를 모았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늘었고, 모바일뱅킹은 더 편리해졌다. 하지만 시장의 판 자체는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의 총자산은 전체 은행 자산의 70.7%에 달해 큰 변화가 없었고 기대를 모았던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케이뱅크는 각각 1.3%, 0.8%, 0.4%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금융당국이 신규플레이어를 새롭게 투입해 기존 거대금융의 과점체계를 흔들기 위해서는 당국의 관치행정과 금융규제를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이다. 민간자본에 의한, 민간 주도에 의한 시중은행 설립을 허용해야만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은행을 규제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닌 자생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국의 대표적 챌린저 뱅크인 레볼루트는 틈새시장을 타깃으로 진입, 유럽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출범당시인 2016년 10만명의 고객수가 2021년에 1500만명으로 급성장하고, 기업가치가 330억달러로 불어나 영국 4대 금융그룹인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의 기업가치(334억달러)와 견주게 된 것도 새로운 혁신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단순히 은행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독과점 구조를 어떻게 바꿔야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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