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저탄소농축산물 인증제도에 참여한 농가들이 제도 참여 후 오히려 판매량 감소와 판매가격 하락을 호소하면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증제를 알고 있는 농가 자체가 적어 홍보 필요성이 제기된다.
풀사료를 먹고 있는 한우./사진=국립축산과학원
최근 세계는 한파, 폭염, 태풍, 홍수 등으로 큰 피해를 입는 등 기후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기후변화와 환경이슈가 향우 인류가 10년 이내에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위험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이에 세계 130여 개 국가가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했고 우리나라도 202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정부와 민간기업이 호홉을 맞춰 탄소감축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농축산분야는 탄소 배출량의 약 44%를 차지하는데도 불구, 탄소중립 추진이 더딘 실정이다.
지난 2021년 정부는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농업분야에도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농업의 탄소중립 확대를 위해 선택형 직불제도를 국정과제에 포함했으며,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재생에너지팀을 농촌탄소중립정책과로 확대·개편했다.
특히 정부는 시장활용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전략으로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을 설정하고 시장기능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배출권거래제’를 운영했다. 유통개선을 통한 친환경농산물의 학교급식·로컬매장 및 민간소비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대체식품 등 저탄소 미래형 식자재 공급기반을 확충하면서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탄소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과 저탄소농축산물 인증제 참여 농가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1년 기준 194개, 5753농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감축실적은 각각 43만6000톤, 80만 2000톤으로 많지 않은 수준이다.
규모별 현황으로는 외부사업은 1ha미만이 81.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은 10ha 이상이 7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배출권거래제도에 참여한 농가는 약 53.8%가 컨설팅 등 관련전문가의 권유로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농가들 중 배출권거래제 참여 후 영농비용(에너지비용)이 절감됐다고 응답한 경영주는 53.9%였으며,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비중은 28.2%에 그쳤다.
그러나 저탄소농축산물인증제도의 경우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농가는 31.9%로 나타난 바면 오히려 줄었다고 응답한 비중이 36.3%로 더 높게 나타났다. 판매가격 역시 증가(25.3%)했다는 의견보다 그렇지 않다는 의견(37.4%)이 더 높았다.
특히 저탄소농축산물 인증제를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1.2%로 나타났으며 저탄소농산물 구매시 애로사항으로는 ‘비싼 가격’, ‘인증 농산물의 종류가 적음’. ‘판매처를 찾기 어려움’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환경부는 그린카드를 이용해 저탄소농산물을 구입할 경우 탄소포인트를 15%까지 부여하고 있지만 이를 알고 있는 소비자 역시 25.7%에 그치면서 인증제 자체에 대한 홍보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학균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배출권 거래시장 외부사업에 대한 서류준비 간소화 등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외부사업의 인지도 제고를 위해 농업 관련 교육 및 기술지도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저탄소농축산물 인증제도와 관련해서는 “감축 수단이 주로 생산에 국한돼 있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농기계, 농자재, 농경지 등 생산측면의 감축 수단을 다양화하는 것은 물론 가공, 유통, 소비 측면에서도 새로운 감축 수단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친환경농산물과 GAP인증 농가만 사업대상이 돼 확장성이 부족해 일반 농가로의 사업대상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사업에 참여하는 농업인은 초기 시설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큰데, 이에 대한 정부 지원비중을 보다 확대해야 하고, 공익 및 선택형 직불제를 통해 저탄소농업 기술을 적용하는 농업인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