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내달 중순 이후부터 국내 증시 상장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행동주의펀드들의 움직임에 촉각이 쏠린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관련 분쟁을 일으킨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은 JB금융지주에 사외이사 선임 관련 추가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이밖에도 태광산업 vs 트러스톤자산운용(트러스톤), KT&G vs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등의 분쟁에도 전운이 감돈다.
내달 중순 이후부터 국내 증시 상장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행동주의펀드들의 움직임에 촉각이 쏠린다. /사진=김상문 기자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주주총회 기간을 앞두고 예년과는 다른 기운이 감돌고 있다. 우선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에스엠 사태’ 촉발의 주역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얼라인은 또 다른 ‘전쟁’을 앞두고 있다.
최근 JB금융지주 이사회는 2대 주주 얼라인 측이 주주서한을 통해 요구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측은 내달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대 주주인 삼양사와 얼라인의 지분율은 각각 14.61%, 14.04%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을 비롯한 표심의 추이에 모든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태광산업도 또 다른 전장(戰場)이다. 마찬가지로 내달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 트러스트와 감사위원 선임과 배당성향 확대를 두고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지분 5.8%를 보유 중이다. 이미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유상증자를 한 차례 저지했다.
KT&G는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의 요구를 거부하며 또 다른 화제를 만들었다. 지분율 1%를 가진 플래쉬라이트는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인삼공사 분리상장’ 등의 주주제안을 했지만 ‘기대이익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반박에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KT&G는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고, 전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며 총력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27일인 이날 오전엔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남양유업에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소외된 일반주주들의 권리 회복을 위해 일반주주 지분 50%를 자기주식으로 취득할 것’을 제안하며 또 다른 파문을 만들고 있다. 한 마디로 주주총회 기간을 앞두고 이곳저곳에서 행동주의펀드들의 공격이 시작되는 양상이다.
이들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업계 의견은 엇갈린다. 한국 자본시장의 경우 일반 주주들의 권리가 지나치게 경시되는 경향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시장 성숙을 위해 이와 같은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제동을 걸어 분쟁 과정에서의 시세차익을 일으킬 뿐이라는 비판론도 함께 존재한다.
확실한 것은 분쟁기업이 많아질수록 증권업계에는 활기가 돌 것이라는 점이다.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 자문·공개매수 주관·인수금융 등 다양한 ‘먹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최근 침체된 기업금융(IB) 부문에서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여러 분쟁 사례가 지목될 정도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엔 소액주주들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여기엔 분명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면서도 “배당 확대 같은 요구사항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성장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 신중한 판단을 요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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