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전세시장이 ‘입주물량 폭탄’에 요동치는 분위기다. 3400여가구에 달하는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를 앞두고 서울 강남구 전세가격이 뚝 떨어진 가운데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입주물량이 상반기 집중돼있어 전세시장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등 수도권 입주물량이 상반기에 집중되면서 전세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7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3월은 전국 1만9219가구가 입주한다. 올해 월 평균 입주물량인 2만5806가구와 비교하면 26%가량 적은 물량이다. 이 중 수도권은 1만79가구로 올해 월 평균 물량인 1만3432가구 대비 25%, 전월 대비 51%가량 적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다. 앞서 지난 1~2월 입주물량이 집중됐던 수도권은 3~4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뒤 5월부터 다시 입주물량이 증가할 예정이다. 직방 기준 5월 수도권 입주물량은 1만2970가구, 6월은 2만 가구가 넘는 2만722가구가 계획돼있다.
입주물량 공급이 본격화하면서 수도권은 이에 따른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서울 강남구를 중심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강남구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1.24% 하락했다. 서울 전체 전세가격 변동률이 0.81%임을 감안하면 큰 하락폭이다.
이는 3375가구에 달하는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 영향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등 신규 입주물량 영향으로 전셋값 수준이 높은 강남구 대단지 위주로 하락폭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구에서는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선경1·2차’, ‘타워팰리스1·2차’ 등 주요 단지가 1000만~5000만 원가량 하락한 가격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가 들어서는 강남구를 비롯해 1772가구 규모 ‘흑석리버파크자이’가 들어서는 동작구에서도 전세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동작구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1.69% 하락해 서울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대규모 단지 입주가 집중되면서 전세시장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은 올해 총 8785가구가 입주 예정인 가운데 이 중 절반이 넘는 4986가구가 상반기에 몰려있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또한 올해를 비롯해 내년까지 상당한 입주물량이 예정돼있다. 서울과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입주물량 예상치는 상반기 8만6627가구, 하반기 7만4715가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는 용인·평택·시흥·화성 등 최근 입주가 집중됐던 지역 위주로, 인천은 지난해 대비 10% 많은 물량이 각각 공급될 예정으로 전세가격 하방 압력이 클 전망”이라며 “입주물량이 집중되는 지역의 경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약세가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 또는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상반기는 입주물량이 집중된 만큼 전세가격 하락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는 입주물량이 다시 줄어드는 만큼 가격 변동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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