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 대부분이 연임에 성공한 사례가 많지만 과감한 교체 카드를 꺼내든 곳도 있다. 하나증권의 경우 ‘영업통’ 강성묵 대표를 선임했고, 한화투자증권은 자산운용과 사장직을 ‘트레이드’하는 묘안을 냈다. 다올투자증권도 이병철 회장의 새로운 파트너로 황준호 현 다올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을 낙점하며 변화의 시동을 걸었다.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 대부분이 연임에 성공한 사례가 많지만 과감한 교체 카드를 꺼내든 곳도 존재해 눈길을 끈다. /사진=김상문 기자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CEO들의 거취에 다시 한 번 시선이 쏠린다. 연임 사례보다는 상대적으로 희소한 CEO 교체 사례에 더 많은 관심이 실리는 모습이다.
지난 3일 다올투자증권은 이병철·이창근 ‘투톱’ 체제에서 이병철·황준호 체제로 변화를 시도했다. 현 다올저축은행 대표이사이기도 한 황준호 사장을 다올투자증권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한 것이다.
이미 황 대표는 다올저축은행을 맡기 전 34년간 증권업계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 대학원 국제경영학(석사)와 와튼스쿨 MBA를 졸업한 황 대표는 대우증권 부사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2018년 KTB투자증권(구 다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전략부문 대표를 지냈다.
이로써 최근 다올인베스트먼트‧다올신용정보‧태국 법인 등 알짜 계열사들을 차례로 시장에 내놓으며 승부수를 던진 다올투자증권은 세간의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리더십을 장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증권 역시 지난 1월 강성묵 신임 대표이사를 취임시키며 CEO 교체 승부수를 띄웠다. 신임 강 대표는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하나UBS자산운용에서 활약한 ‘영업통’으로 손꼽힌다. 강 대표 선임을 계기로 하나증권 자산관리(WM) 분야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강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한 곳도 서초WM 영업점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유독 독특한 승부수를 띄워 눈길을 끌고 있다. 같은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과 대표이사 ‘트레이드’를 결정한 것이다. 이로써 권희백 현 대표가 자산운용으로, 한두희 자산운용 대표가 증권사로 가게 됐다. 이들의 정식 취임은 이번 달 치러질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이번 사례는 계열사 간의 ‘협업’에 방점을 찍은 카드로 읽힌다.
증권사들의 다양한 CEO 용인술은 변곡점에 서 있는 업계의 긴박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 이상 수익성이 악화돼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공유되고 있다”면서 “많은 회사들이 인사‧조직개편을 병행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