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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최대 69시간으로 완화... 휴가는 더 많아진다

2023-03-06 10:26 | 구태경 차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현행 주 52시간 근로제도를 주 69시간과 64시간 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 가닥을 잡았다. 기본 주 64시간에 11시간 연속 휴식을 보장하면 최대 주 69시간까지 가능하다. 기존 경직적인 근로시간 제도서 벗어나 ‘바쁠 때 더 일하고 안 바쁠 때 덜 일한다’라는 취지다.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현행 주52시간 근로제도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최대 주 69시간으로 개편하고 근로자의 휴가권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사진=고용부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는 6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우리나라 근로시간 제도는 근로시간이 곧 성과가 되는 공장제 생산방식을 상정해 주 단위 상한 규제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며 “현재의 근로시간 제도는 근로자와 기업의 근로시간 선택권을 제약하고 날로 다양해지고 고도화되는 노사의 수요를 담아내지 못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용부의 조사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위법과 적법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서 소위 포괄임금이라는 임금약정 방식을 악용해 장시간 근로와 공짜야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12월 미래노동시장 연구회는 5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근로시간 개혁과제’를 권고한 바 있다. 

이번 개편 방안은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근로자 건강권 보호 강화 △휴가 활성화를 통한 휴식권 보장 △유연한 근무방식 확산 등을 주요 원칙으로 삼았다. 

먼저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는 현행 1주 외에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연장근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선택지를 부여하면서 근로자 건강권 보호와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단위기간에 비례해 연장근로 총량을 감축한다. 또한 근로시간 등 주요한 근로조건 결정에 있어 다양한 근로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근로자대표를 제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어서 △근로일간 11시간 연속 휴식 또는 1주 64시간 상한 준수 △4주 평균 64시간 이내 근로 준수 △관리단위에 비례한 연장근로 총략 감축 의무화 등으로 근로자 건강권 강화를 위한 실근로시간을 단축한다. 

이와 관련해 이 장관은 “무한정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포괄임금 오남용을 발본색원 하겠다.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은 기업이 근로시간을 비용으로 인식하게 해 스스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게 한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근로시간 단축 기제”라며 “역사상 최초의 기획감독을 시작으로 정보통신(IT)·사무직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정확한 근로시간을 토대로 ‘일한 만큼 보상’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종합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 보다 약 39일을 더 일하고 있는데, 이번 개편방안에서는 현행 보상휴가제를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로 확대·개편해 저축한 연장근로를 임금 또는 휴가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이로써 기존의 연차휴가와 결합하면 안식월·한 달 살기 등 장기휴가도 가능하게 된다. 

이 장관은 “이번 제도 개편은 낡고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을 개선하는 노동개혁의 핵심과제”라며 “이번 정부 입법안은 경제규모 10위권인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게 근로시간에 대한 노사의 시간주권을 돌려주는 역사적인 진일보”라고 강조했다. 

또한 노동계의 우려에 대해서는 “ 이번 개편안이 당초 의도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권리의식, 사용자의 준법의식, 정부의 감독행정,  세 가지가 함께 맞물려 가야한다”며 “앞으로 속도감 있게 제도 개편을 추진해 나가면서 상기 원칙이 산업 현장에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 중 입법사항은 이날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입법예고한다. 다만, 근로시간 제도를 바꾸려면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노동계와 야당이 반대가 큰 만큼 이번 국회에서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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