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50억 클럽 특검법이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부터 삐그덕 거리고 있다. 특검을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특별검사 후보 추천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7일에도 50억 클럽 특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들은 전날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50억 클럽 특검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일 의견 차이만 확인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이견이 있던 특별검사 후보는 정의당이 국민께서 충분히 동의할 만한 추천 방안을 제시하면 기꺼이 수용할 수 있다”며 “(민주당 안은) 애초에 국민대표성과 국회 전례, 절차적 정당성 등을 따르려는 의도였기에 정의당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오른쪽)와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3월 6일 국회에서 정국 현안 관련 회동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50억 클럽 특검과 관련해 정의당과 상당 부분 이견을 좁히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더불어 ‘정의당 안’을 강조하며 특검 지연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민주당이 앞서 단독으로 발의한 특검법이 ‘셀프 수사’와 ‘방탄’이라는 비판을 사자 이를 해소할 명분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은 ‘대통령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가’ 특검 후보자를 추천토록 하는 내용이다. 특검 이해당사자 배제와, 국민대표성 보장이라는 원칙을 준수한 결과 민주당만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정치권에서 즉각 궤변이라는 비판을 샀다.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과 연관된 50억 클럽 특검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가 이해당사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에 정의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주장에 공감하기 어렵다”며 대장동 개발 비리와 이해관계가 없는 ‘비교섭단체’가 특검 후보자를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 “양당을 제외한 비교섭단체 정당이 (후보자 추천권을) 행사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는 국민적 신뢰를 담보하기 위한 최저 기준선”이라면서 민주당이 정의당 안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비교섭단체가 추천권을 행사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국민대표성’을 이유로 교섭단체 중심으로 추천권이 행사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양당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정의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교섭단체 중심’은 국회 운영과 관련된 것”이라며 특검에도 이를 동일한 잣대로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검과 관련해 국회법 어디에도 교섭단체가 결정하게 되어있지 않다”며 “특검법은 협의를 거쳐 법안 조문을 구성하면 될 문제”라면서 교섭단체만 추천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후보자 추천권을 두고 양당이 여전히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50억 클럽 특검이 원활한 공조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평가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