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건설업계가 골프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프로골퍼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한국 여자골프가 부활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건설사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분위기다.
이번 시즌 두산건설과 후원 계약을 맺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선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임희정, 유현주, 박결, 유효주./사진=프레인글로벌 스포티즌(임희정), 와우매니지먼트그룹(유현주), 이니셜스포츠(박결), 크라우닝(유효주)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유효주와 2년간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유효주는 이번 시즌부터 두산건설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의류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두산건설은 지난달 KLPGA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꼽히던 임희정과 후원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유현주, 박결 등 이름값 높은 선수들을 차례로 영입했다. 계약기간은 모두 2년이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임희정의 경우 매니지먼트사에 따르면 이번 시즌 KLPGA 투어 선수 계약 금액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세 선수 또한 여자골프계에서 스타로 분류되는 만큼 계약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세계 무대에서 18개 대회 연속 무승에 그치며 고전했던 한국 여자골프는 이달 고진영이 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따내면서 지난해 6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정상에 섰다. 개인으로는 1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고진영도 세계랭킹 5위에서 3위로 뛰어오르며 1위 탈환에 나섰다.
세계 무대에서 선전으로 여자골프를 둘러싼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건설사도 공격적인 투자로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건설사는 대표적인 골프계 후원사 중 하나다. 이번에 새로 창단하는 두산건설을 비롯해 현재 동부건설과 대보그룹, 대방건설, 요진건설산업, 문영그룹, 안강건설, 태왕이앤씨 등이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대보그룹과 안강건설, 태왕이앤씨 등이 연이어 새로 골프단을 꾸리면서 건설업계에 ‘골프 붐’이 일기도 했다.
올해는 두산건설이 대규모 투자와 함께 골프계로 뛰어들면서 건설사 간 경쟁도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대상 수상자 김수지를 앞세워 4승을 올린 바 있다. 대방건설도 이정은6를 비롯해 KLPGA 통산 5승 이소미를 올해 영입하는 등 간판급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선수 후원 등 골프 마케팅 투자비용이 결코 적지 않음에도 건설사가 이처럼 골프단 운영에 적극적인 이유는 그 이상의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회가 진행될 때마다 업체명을 꾸준히 노출시킬 수 있을뿐더러 소속 선수 성적이 좋으면 언급 빈도가 높아지는 등 마케팅적으로는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막 창단하는 두산건설의 경우 성적과 홍보 효과를 모두 고려한 영입으로 보인다”며 “유현주, 박결 등 선수는 골프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름을 알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선수인 만큼 마케팅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