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 삼성 기업문화 실용주의로 변화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병상에 있으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을 시작하면서 삼성 기업문화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출근한다. 아침 출근할 때를 보면 언론에 노출될 때에도 뒤로 숨는 모습 보다는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 부회장은 국내외 출장을 다닐 때도 직접 가방을 들고 수행원 없이 혼자 다닐 때가 많을 정도로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 이 부회장의 이러한 모습에 따라 권위적이었던 기업 문화에서 실질 위주를 따지는 ‘실용주의’의 방식으로 점점 변화하고 있다.
▲ 이재용 부회장의 이러한 모습에 따라 권위적이었던 기업 문화에서 실질 위주를 따지는 ‘실용주의’의 방식으로 점점 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여름철 임직원들의 평일 반바지 차림 출근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사내소통채널 삼성전자 라이브(LIVE)를 통해 여름철 사내 반바지 착용에 관한 임직원들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3분의 1이상이 ‘상황에 맞게 탄력 적용’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 문항은 ▲반바지 착용 반대 ▲휴일에 한해 허용 ▲상황에 맞게 탄력 적용(거래선 미팅·업체 방문시 미적용) ▲특정부서를 제외한 선택적 적용 등 4가지였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의 의견을 검토, 이르면 이달 내에 반바지 착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여름철 노타이와 노재킷, 반팔 등 ‘쿨 비즈’ 복장 출근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평일 반바지 출근이 논의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수원사업장에서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반바지 출근을 허용한 바 있어 삼성전자에서 반바지 차림 출근이 가능하다면 수원사업장에서 우선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13일부터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자율 출퇴근제를 도입했다. 하루 4시간을 기본 근무시간으로 해서 주 40시간 내에서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플렉서블(flexible)’ 근무 체제이다.
주말여행을 계획할 경우 목요일부터 금요일 오전까지 평소보다 더 많이 근무하고 금요일 오후부터 ‘오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반대로 주말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월요일 오후에 출근할 수도 있다.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직원들의 반응은 좋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워킹맘은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출근할수 있고 워킹대디는 가족들과 편하게 가족여행을 즐길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하게 됐다”며 “대신 회사는 직원들을 성과로 평가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조직문화를 형식주의에서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문화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삼성의 기업 문화가 권위적이었던 모습에서 점점 실질 위주로 바뀌면서 ‘이재용 체제’가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