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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고성능 플라스틱 시장 공략 '시동'…실탄은?

2015-06-16 15:17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日 데이진 합작 '이니츠', 울산공장 가동 임박
2020년 3000억 매출 기대…
"미국·일본 추격"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최근 전세계 화학업계가 열에 강하면서 내구성이 뛰어난 차세대 플라스틱 개발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내구성 등이 금속에 버금가는 경량 플라스틱인 PPS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인 PPS(열가소성 수지, Poly Phenylene Sulfide)의 세계 수요는 작년 기준으로 약 28만톤 규모다. 콤파운드 기준으로는 연간 9만4000톤에 달하며, 매년 15% 이상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PPS 수요는 매년 30%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 SK케미칼이 일본 데이진과 함께 세운 합작법인 이니츠의 울산 PPS 제조공장이 오늘 9월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약 1만2000톤의 PPS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이니츠 전시관 / SK케미칼 제공

PPS는 열에 견디는 성질이 뛰어나고 화학적 환경에서도 물성이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 이에 최근 자동차를 비롯해 전자, 전기 분야에서 사용되던 금속을 대체하는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 해외 기업이 그동안 제품개발에 있어 선도적인 입지를 다져왔지만, 국내 화학기업인 SK케미칼이 PPS를 앞세워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이 일본 데이진과 함께 세운 합작법인 이니츠의 울산 PPS 제조공장이 오늘 9월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이니츠의 울산 PPS 공장은 총 2만1000㎡ 규모로,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연간 약 1만2000톤의 PPS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회사는 향후 추가 설비 증설을 통해 연간 2만톤으로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SK케미칼은 이니츠를 통해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PPS의 국내 수요를 충당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해외 수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케미칼에 따르면, PPS 사용범위는 최근 자동차, 휴대폰 등 정밀 전자시스템이 필요한 모든 제품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제품의 오작동을 줄일 수 있는 PPS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PPS는 경량화 트렌드로 인해 자동차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등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적용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자동차의 경우 PPS가 1kg 미만 사용되지만 HEV(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에는 2kg, EV(전기자동차)에는 최대 5kg까지 채택될 수 있어 시장 확대가 전망된다.

이외에도 휴대폰 SMT 커넥터 등 가전, 전자 시장부터 고기능 섬유 등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니츠는 최근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최초로 PPS 소재 ‘에코트란’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에코트란은 다른 PPS와 달리 염소(클로린)가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염소가 없는 PPS를 상용화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니츠가 최초다.

에코트란은 섭씨 200~250℃의 온도를 견딜 수 있는 높은 내열성을 가졌으며, 200℃ 이하에서는 녹일 수 있는 용매가 없을 정도로 우수한 내화학성을 지녀 자동차와 전자부품 등을 대상으로 그 활용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지난 10여년 간에 걸쳐 염소가 없는 PPS 개발을 위해 전 연구인력이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SK케미칼이 보유한 높은 수준의 폴리머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PPS 대비 확실한 차별성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PPS 시장은 세뷰론필립스, 티코나 등 미국업체와 DIC, 도레이 등 일본 업체가 양분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9월 이니츠의 생산설비가 가동되면 ‘한-미-일’ 3강 구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니츠는 오는 2020년 연간 3000억원, 2024년 3500억원의 판매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PPS 레진 판매는 물론 후가공을 통해 사용범위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염소가 없으면서도 높은 물성을 구현한 제품의 차별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PPS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며 “고품질 PPS를 기반으로 CFRP, LFT 등의 특화된 후공정 가공기술을 통해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Solution)을 만드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국내외 유명 자동차 메이커, 전자업체 등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으며 설비가 완공되는 9월부터 국내외 시장진출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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