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향후 당정 관련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그 시작은 13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이다. 일종의 첫 상견례 자리다. 이날 어떤 이야기가 오고갈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의 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의 제20대 대통령 당선 전에 있었던 지도부가 대선 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 꾸려진 것으로, 윤 대통령과의 거리감이 없지 않았다.
이번 신임 지도부는 다르다. 김기현 당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 모두 친윤계로 구성되면서 주호영 현 원내대표의 후임 원내대표를 제외하면 대통령실과의 스킨십은 물론이고 당 리더십에 안정감이 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문제는 앞으로다. 윤석열 정부가 당초 윤 대통령이 공언했던대로 주요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국회 입법이 절대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그러지 못했다.
지난 1년간 여소야대라는 벽에 가로막혀서다. 169석 더불어민주당이 사사건건 윤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나서거나 입법에 응하지 않아 행정부로서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3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해군사관학교 제7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생도들과 함께 셀프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공식석상에서 '자유'를 수십차례 외친 윤 대통령이지만, 자기 정권의 성공을 담보하려면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앞서 본인이 약속한 공약이나 정책을 자유로이 시행할 수 있다.
정부조직 및 규제 완화 등 내부 혁신도 마찬가지다. 국민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노동·교육·연금 등 3대개혁 또한 총선 결과에 따라 그 명운이 좌우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대통령으로서의 '자유'는 총선 승리에 매인 것이다.
향후 윤 대통령이 넘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우선 반대진영으로부터 터져나올 '공천 개입' 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공천 개입 논란은 언론이든 민주당이든 윤 대통령을 비토하려는 세력에서 가장 먼저 걸고 넘어질 대목이다. 만약 하더라도 눈에 띄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또다른 과제는 검찰 및 서울대 출신 인선의 문제다. 전문가들로 꾸렸다고 하지만 전국 곳곳에 숨겨진 인재는 많다. 윤 대통령이 검사 출신과 서울대 학맥으로만 주요 요직을 채울 경우, 총선을 앞두고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기 어렵다.
세번째는 대통령 지지율 숙제다. 보수표 결집을 극대화하면서 중도층을 포용할 캠페인이 필요하다. 특히 이는 수도권·2030 표심 공략 여부를 감안해야 한다. 지지율을 어떻게 더 올려 외연을 확장할지 고심해야 하는 대목이다.
내년 총선에서 전라권과 경상권의 경우 어느 정도 쏠림 현상이 있겠지만, 충청권을 비롯한 서울·경기·인천 수도권에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이 여당에 다소 앞서고 있는게 현실이다. 국지적으로도 지난 2020 총선에서 5% 득표차로 승패가 엇갈린 지역구 대부분이 수도권이었다.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의석이 걸린 지역이 수도권이다. 당정 입장에서 공천 개입 논란이나 인선 문제가 불거져 수도권 표를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 과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당정이 정책과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반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이를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여론전에서 우위에 서야 한다. 야당 의원들을 '개혁의 적'으로 겨냥하는, 일종의 프레임 싸움이다.
노조 개혁이 대표적 예다. 장기적으로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및 근로기준법의 대대적인 개정까지 추진해야 한다. 양대노조 노조원 대부분이 임금근로자 기준 상위 10% 안에 들어 있다. 이들의 부패와 불법을 묵과하지 말고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윤정부 주요 국정과제인 노동개혁까지 완수할 수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3일 오후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과 신임 당 지도부 간 만찬에 대해 "어떤 사안이 언론에 나와 서로를 놀라게 하기 전에 충분히 소통하자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일부 공개될 이날 만찬 이야기가 어떨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