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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49층까지 오르락내리락"…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 부실시공 논란

2023-03-21 10:51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며칠 동안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서 40층 넘게 계단으로 이동하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노약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조차 어렵습니다."(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 아파트 60대 입주민 A씨)

지난 16일 경기도 화성시 일대 위치한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을 찾았다.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입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은 지하 4층~지상 49층 아파트 2개동, 오피스 1개동, 오피스텔 1개동으로 조성됐고, 2021년 11월 입주를 시작한 17개월차 신축 주상복합단지다.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 아파트·엘리베이터 정상 운행 안내문./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외부와 바로 연결되는 '지하 1층' 자동문에는 '102동 엘리베이터 1호기 정상 운행합니다'라는 수기(手記)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내부로 들어가보니 아직까지도 수리가 안 돼 고장난 엘리베이터 2호기가 문을 닫은 채 1호기 홀로 주민들을 운송하고 있었다.

국가승강기정보센터에 따르면 사고 엘리베이터들은 티케이엘리베이터코리아 주식회사가 제작한 'TK-50LM' 모델로, 2021년 4월 5일 설치된 최첨단 제품이다.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 입주자대표회의(입대회)와 유림E&C 측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2일 저녁, 27층 저수조 배관이 탈락해 1·2호 엘리베이터가 침수 사고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주요 부품이 물에 젖어 운행이 정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1호기는 지난 14일 수리를 마쳤고, 2호기는 아직 고장 상태다.

유림E&C 관계자는 "2호기 수리 완료까지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침수로 인한 고장으로 가동을 멈춘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 102동 1·2호 라인 엘리베이터와 승강기 정보./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국가승강기정보센터 캡처


아파트 청소 용역 직원 B씨는 "시공사가 공사를 잘못해 입주민들을 비롯해 관리소장까지 모두가 고생했다"며 "가장 높은 49층에 사는 사람들은 어땠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니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표했다. 한 50대 남성 C씨는 "37층까지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느라 없던 근육통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거주지를 옮긴 입주민도 있었다. 30대 주부 D씨는 "엘리베이터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집(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 아닌 다른 곳에 임시 거처를 구했다"고 전했다.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은 하나자산신탁이 시행하고 유림E&C가 시공했다. 공사를 총괄한 시공사 유림이앤씨(E&C) 측은 긴급 수리를 통해 어느 정도 주민 불편을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못해 계단으로 올라가는 주민도 포착됐다.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 102동 1·2호 라인 엘리베이터 내부에 물자국이 남아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그런데 지난 14일 수리를 완료한 1호기의 정상 가동 여부에도 의구심이 들었다.

출입문 상단에는 물자국이 여실히 남아있었다. 아무도 없고 정지한 상태에서도 승강기 자체가 조금씩 울렁거리고 있었다. 아울러 측면 버튼은 미수리 상태로 남아있어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도 붙어있었다.

갓난 아이를 안고 있던 30대 주부 E씨는 "침수 사고 이후 엘리베이터가 덜컹거리기도 하고, 문이 한 번에 닫히지 않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27층으로 올라가보니 '피난 안전 구역'이라는 소개문이 붙어있었고, 바닥 곳곳에는 물이 흥건했다.

저수조 배관이 있는 27층 피난 안전구역과 바닥에 물이 흥건한 내부./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이와 관련, 유림E&C 본사 CS팀 관계자는 "2021년 11월 7일부터 1년 간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에 상주했던 CS 직원들은 모두 철수했다"며 "엘리베이터 고장이 난 건 배관이 터진 것에 기인하는 만큼 설비를 담당했던 협력사의 잘못"이라고 언급했다.

유림E&C CS팀장은 "27층에 소화전 급수 라인이 있는데 조인트 파트에서 조금의 누수 현상이 있었다"며 "우리(유림이앤씨) 쪽에 책임이 있고 없고를 떠나 최대한 입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고자 철야 작업을 하면서까지 주요 부품을 교체·건조시켜 복구 작업에 임했다"고 했다.

단지 내 상업시설에서 영업 중인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오피스텔·오피스동에서도 아파트동에서와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 수리와 운행을 반복한다"고 귀띔했다.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엘리베이터 내에 102동 1·2호 라인 엘리베이터 침수 사고 처리 방안에 대한 공고문을 붙였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한편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아파트 입대회는 102동 1·2호 라인 엘리베이터 침수 사고 처리 방안에 대한 공고문을 붙였다.

입대회는 "이번 사고로 발생한 피해 금액에 대해 유림 측에 보상 요청을 하겠다"며 "숙박비 등 피해 금액에 대한 영수증 등 증빙 서류를 관리사무소로 접수해달라"고 공지했다. 또 "전자기기는 한 번 침수되면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입주민들의 자산인 엘리베이터 교체 시공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화성시청에 유림E&C가 적극적인 보상에 나서도록 민원을 제기했다"며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림E&C 측은 "아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엘리베이터 고장과 관련해 전달 받은 통지문은 아무 것도 없다"고 답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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