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주스웨덴 한국문화원이 지난 18일 ‘백희나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최초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문학상(알마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가 북유럽 최초로 개원하는 한국문화원에서 독자들과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고 주스웨덴 한국문화원은 전했다.
독자들의 질의 응답에 답변하는 백희나 작가 /사진=주스웨덴 한국문화원
스웨덴 방문이 처음이라고 밝힌 백희나 작가는 관객들에게“헤이!(Hej!)”라고 스웨덴어 인사를 건네며, 3월인데도 아직 쌀쌀하고 흐린 스웨덴의 날짜가 마음에 든다는 말로 방문 소감을 대신했다.
이번 행사는 백 작가가 직접 작품과 작업과정을 소개하고 독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한 시간 남짓의 짧은 만남이었음에도 책을 통해 이미 교감을 나눈 작가와 독자인 만큼 작품에 대한 감상과 의미를 진솔하게 나누는 교류의 장이 성사됐다.
특히 백희나 작가가 ‘알사탕’을 직접 낭독하는 순간, 관객들 모두가 숨을 죽이며 몰입도를 높였다. ‘알사탕’은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한 주인공 동동이가 마법 알사탕을 얻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동동이는 소파, 낙엽, 강아지의 목소리부터 잔소리하는 아빠의 속마음, 돌아가신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는다.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탕이 소개되는 부분에서 각자만의 귀여운 반응으로 백희나 작가의 낭독에 화답해 장내에 미소를 번지게 했다.
이어서 ‘내게 가장 필요한 마법 알사탕’을 발표하는 시간에는 성인·아동 참가자가 모두 어우러져 ‘한국어를 잘 말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탕’ ‘순간 이동을 시켜주는 사탕’ ‘과거의 나와 얘기할 수 있게 하는 사탕’등 상상력 넘치는 반응을 내놨다.
'백희나 작가와의 대화' 순서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주스웨덴 한국문화원
한국의 대중목욕탕이 동화의 무대로 등장하는 ‘장수탕 선녀님’도 이날 대화 주제였다. 스웨덴 대중에게는 생소한 한국의 목욕탕 문화를 이태리 타올과 마시는 요구르트 등을 직접 보여주며 설명하자 행사 참가자 중 하나는 “이제서야 ‘장수탕 선녀님’을 완전히 이해하게 됐다”며 “오늘 만남을 통해 동화가 완성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현재 백희나 작가의 작품 중 총 5권의 책이 스웨덴어로 번역된 상태다. 이번 행사에서는 스웨덴어로 번역된 장수탕 선녀님(2012), 알사탕(2017), 구름빵(2019), 나는 개다(2019), 연이와 버들도령(2021) 외에도 아직은 스웨덴어로 번역되지 않은 한국어 책들을 함께 전시해 한국 도서를 스웨덴 독자에게 소개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아이와 함께 행사에 참석한 현지인 부부는 “백희나 작가가 한국에서부터 먼 발걸음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와 함께 백 작가의 책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면서 “그의 책은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주스웨덴한국문화원은 백희나 작가의 방문을 시작으로 한국 그림책과 한국 문학을 통한 한국 알리기 활동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