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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미래 ㊤] 배터리 30년 결실...성공 신화 이을 신사업은

2023-03-20 16:17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미디어펜=조성준 기자]LG그룹의 도약이 심상치 않다. 한 동안 3~4위권에 자리 잡던 재계 순위가 지난해에는 시가총액 약 203조 원으로 2위까지 치고 올랐다. LG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미래 유망 분야에 대한 과감한 결단과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LG의 재도약은 현재진행형이다. 2차 전지(배터리)로 성장 발판을 마련한 만큼 고삐를 당겨 2027년까지 향후 5년 동안 미래 신성장 분야에 약 54조 원을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사업인 배터리를 필두로 전기차 부품과 소재사업 등 미래 자동차 분야를 계속 키우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 주도권도 쥐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개척 분야이자 블루오션인 바이오·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해 새 영역으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인터배터리2023에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 부스 모습./사진=조성준 기자


◆ 배터리 외길 30년…글로벌 No.1으로

LG그룹은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 시절이던 1992년부터 배터리 분야에 눈을 떴다.

구 선대 회장의 혜안으로 당시 럭키금속에서 배터리 연구를 시작한 뒤로 1996년 배터리 개발에 본격 착수했고, 1998년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2000년 세계 최초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고, 2009년에는 제너럴모터스(GM)의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기반 양산형 전기차(GM Volt)용 배터리 공급업체로 단독 선정됐다.

그 후 2009년 충북 오창, 2010년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시 등에 배터리 공장, 2014년 중국 난징, 2016년 유럽 폴란드 등 국내외에 대규모 배터리 생산 라인을 갖추면서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0년대 LG는 배터리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10여 년 간의 배터리 '올인'은 지난해 연간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 등의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곳에서는 수 년 간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있다.

이 같은 성장을 바탕으로 불과 2년 여 전인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각각 역대 최고인 매출 약 25조6000억 원에 영업이익 약 1조2000억 원을 거두며 그룹을 이끌고 있다.

LG가 세계적인 배터리 선도 기업으로서 우뚝 선 셈이다. 그에 걸맞는 최고의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현재 2만3000여 건이 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0여 년 간 2조 원 이상의 R&D(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졌다.

이 같은 집중 투자를 바탕으로 LG는 미래 배터리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리튬황전지와 전고체전지 등 미래 배터리 양산을 2027년까지 이뤄낸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리튬황전지가 향후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 최적화된 배터리로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역시 전기차 성능 향상의 핵심으로 기대를 모아 연구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 신약 개발 뛰어 들어…미래 고부가가치 판단

미래 분야를 알아보고 전폭 투자한 결실을 맺은 LG는 노하우를 바이오 분야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이 주도하는 글로벌 신약 개발 등 바이오 분야는 LG그룹의 미래 성장 분야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사실 제약·바이오 분야는 그간 글로벌 시장을 미국 업체들이 주도해 온 분야다. 국내 및 중국 등 업체들은 주로 제네릭(복제약) 생산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영위해왔지만 LG는 신약 개발 등 원천 기술을 확보해 근본적인 바이오 역량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대기업들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나서며 기존의 전통 제약업체에서 중심에서 추가 기울고 있다. LG그룹은 대기업 중에서도 한발 앞선 선구안으로 바이오 육성에 나선 터라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빠른 시일 내 결과를 도출할수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직원들이 신약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사진=LG화학 제공


이를 위해 LG는 2027년까지 바이오사업 R&D에 총 2조 원 규모를 투자해 2030년까지 항암, 대사질환 분야에서 4개 이상의 신약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당뇨, 백신, 성장호르몬, 항암제 등 기존사업에서의 매출 확대를 통해 2027년 2 조원 매출을 달성하고,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의 판매가 본격화되는 2030년 이후에는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 성장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LG화학은 최종 임상단계에 진입한 티굴릭소스타트 등 임상단계 신약 후보물질을 1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후보물질 자체 발굴과 외부 파이프라인 도입 등을 통해 2030년까지 20개 이상의 임상단계 신약물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는 특히 항암, 통풍 신약 분야에 진출해 있다.
우선 항암 신약 개발의 일환으로 지난 1월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아베오는 지난 2002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톤에 설립, 임상개발·허가·영업·마케팅 등 항암시장에 특화된 핵심 역량 및 전문성을 확보한 기업이다. 2021년 신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의 미국 FDA 허가 획득 후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는 아베오 인수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큰 항암 시장인 미국에서 사업 경쟁력을 다지고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준비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생명과학사업본부가 개발하는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을 아베오로 이관해 항암신약 미국 현지 상업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재 LG화학은 세포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 등을 전임상 단계에서 자체개발 중이다.

통풍 신약은 임상 단계에 돌입했다. LG화학은 지난달 11일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통풍신약 ‘티굴릭소스타트(Tigulixostat)’의 두 번째 임상 3상 시험계획(연구 과제명; EURELIA_2 Study)을 승인 받았다.

LG화학은 글로벌 임상 3상 계획을 다른 국가에도 제출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의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손잡고 티굴릭소스타드를 중국에서 상용화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작업을 수행 중이다. 중국에서의 판로가 개척되면 미국·유럽 시장으로의 확장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초기단계 파이프라인 확보 뿐 아니라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후기 임상단계의 파이프라인 도입에도 적극 나서 글로벌 항암신약 상용화를 선제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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