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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미래 ㊦] 차세대 먹거리 AI…어디까지 왔나

2023-03-23 13:53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선택과 집중’은 적중했다.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인공지능(AI)은 가전과 로봇, 모빌리티 등 LG의 성장 동력에 필수 요소인 것은 물론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며 전 세계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AI는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을 의미한다. 수년 전 알파고를 통해 관심을 끌게 됐고, 근래에 와서는 챗GTP 열풍을 통해 일상을 넘어 산업을 바꾸고 경제를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회장은 취임 후 꾸준히 AI 분야의 투자와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여왔다. 2018년에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했고, 2020년에는 AI 연구 허브로 LG AI연구원을 세우며 초거대 AI ‘EXAONE(엑사원)’과 AI 연구 개발을 위한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향후 5년간 3조6000조 원을 AI와 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투입하기로 결정하며 그룹 차원에서 AI를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LG는 인공지능 싱크탱크 LG AI연구원(LG AI Research)을 2020년 12월 7일 설립했다. /사진=LG 제공




◇ ‘AI연구원’…‘제로샷 이미지 캡셔닝’으로 혁신 도모

지난 2020년 설립된 AI연구원은 70여 명의 소규모로 출범했지만 지난해 말 250여 명으로 규모가 확대 되며 그룹의 핵심 연구원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문태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와 서정연 서강대 교수 등을 영입하기도 했다.

올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업은 전 세계 AI 연구자를 대상으로 오는 4월 말까지 진행되는 ‘LG 글로벌 AI 챌린지’다. 해당 챌린지는 ‘제로샷 이미지 캡셔닝(Zero-Shot Image Captioning)’으로 ‘AI가 처음 본 이미지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설명하는지 평가’하는 대회다.

‘제로샷 이미지 캡셔닝’은 AI가 처음 본 사물이나, 동물, 풍경 등이 포함돼 있는 이미지를 봤을 때나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 등 표현 방식이 다른 이미지를 봤을 때 기존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이해하고 유추한 결과를 텍스트로 설명할 수 있는 기술이다.

LG는 사람의 시각 인지 능력에 가까이 다가서는 제로샷 이미지 캡셔닝이 이미지를 텍스트로 표현하고, 텍스트를 이미지로 시각화할 수 있는 초거대 멀티모달 AI인 ‘엑사원(EXAONE)’의 기술 개발 생태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챗GPT가 자연어 검색 분야에 반향 일으킨 것처럼, 이미지 캡셔닝이 이미지 검색 분야에서 혁신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 LG의 전망이다.

이 대회를 토대로 연구원은 오는 6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전 세계적인 학회 ‘CVPR 2023’에서 ‘제로샷 이미지 캡셔닝 평가의 새로운 개척자들(New Frontiers for Zero-Shot Image Captioning Evaluation)’을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AI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산업계 전문가를 비롯해 글로벌 석학들과 이미지 캡셔닝 기술의 확장성과 AI 윤리 문제 논의하고, AI 챌린지 최종 수상팀은 성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 인재 양성에 진심…스타트업 인수부터 교육 프로그램 신설

AI와 관련 인재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것은 물론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청소년 AI 인재를 양성하는 등 전 방위적인 활동을 펼치는 모습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AI 스타트업 휴메인에 투자를 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킨드레드벤처스가 주도한 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라운드에 참여했다. 

앞서 LG는 미국 뉴욕에 있는 AI 스타트업 흄AI에도 투자를 했다. 흄AI는 AI 기술 기반으로 사람의 목소리와 표정 등 비언어적 표현을 감지해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AI 기반 가상 캐릭터 제작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 인월드에이아이가 유치한 5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라운드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 및 기관들과 협업도 진행 중이다. LG AI연구원은 지난 2021년 다양한 산업 분야의 국내외 13개 기업이 모인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발족했고, 지난해엔 세계 3대 디자인 스쿨로 꼽히는 파슨스와 향후 4년간 디자인과 예술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 협약을 맺었다. 

연령대별 교육 체계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중·고교생부터 청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AI 인재를 조기 발굴하는 동시에 각 계열사 직원을 AI 전문가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는 목적에서다.

실제로 LG는 지난 해 6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AI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 ‘AI 에이머스’를 신설했고, 중·고교생을 위한 ‘LG디스커버리랩’, 대학·대학원생을 위한 ‘AI 채용계약학과’, LG 직원 대상 ‘LG 아카데미’ 등을 포함한 4대 프로그램을 꾸렸다. 

향후에도 LG는 ‘AI 고도화’에 속도를 내며 전 계열사와 함께 산업 전반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LG관계자는 "LG그룹 내 다양한 산업 기반 데이터는 향후 AI 기술 발전과 성능 향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제조 산업 부문 AI 기술을 특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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