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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이동국·조원희 축구협회 부회장-위원장 사퇴, 사면→취소 후폭풍

2023-04-04 09:34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비위로 징계를 받은 축구인 100명의 졸속 사면을 결정했다가 철회하는 어이없는 일이 있었다. 여론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쳐 사면은 사흘만에 백지화됐지만 그 후폭풍은 거세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이영표, 이동국 축구협회 부회장과 조원희 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이 한꺼번에 사퇴했다. 

이영표 부회장은 3일 밤 개인 SNS에 '대한민국의 모든 축구팬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지난주 대한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 협회 부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사퇴의 뜻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직을 사퇴한 이영표(왼쪽), 이동국.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동국 부회장 역시 비슷한 시각 개인 SNS에 "경기인 출신으로서의 경험을 자신있게 말씀 드려 (사면 결정을) 막지 못한 못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전적으로 저의 책임을 통감하며 현 시간부로 해당 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전했다.

조원희 위원장은 개인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조원희라는 사람에게 큰 실망을 하셨다는 것 잘 알고 있다. 저도 이번 일에 있어 부끄럽고 부족한 제 모습에 스스로 큰 실망을 하였다"면서 "제 역량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껴 대한축구협회의 사회공헌위원장 자리를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고위직으로 한국 축구행정의 일선에서 뛰던 레전드 출신 3인을 동반 사퇴하게 만든 '사면 파동'은 지난달 28일 축구협회가 이사회에서 승부조작으로 징계를 받은 48명을 포함한 비위 행위 축구인 100명의 사면을 결정하면서 불거졌다.

축구협회가 내세운 사면 결정 이유가 '한국축구의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고, 축구대표팀의 A매치(우루과이전)를 불과 1시간여 앞두고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도 그 의도성에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축구팬들은 사면 결정에 반대하는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으며, 붉은악마 측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즉각적인 사면 철회를 촉구했다. 반대 여론이 워낙 거세자 축구협회는 사흘 뒤인 31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사면 결정을 번복, 철회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사면 철회 입장문을 통해 사면 결정이 사려깊지 못하고 미흡했다며 사과를 했지만 후폭풍을 피할 수 없었다. 

도대체 왜, 누가 누구를 위해 사면을 건의하고 결정했는지에 대한 해명이 없어 의구심이 여전한 가운데 선수 출신 축구협회 부회장 및 사회공헌위원장이 동반 사퇴했다. 위상이 크게 흔들린 축구협회가 어떻게 사태 수습을 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영표·이동국 부회장,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 입장문] 

▲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지난주 대한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 축구협회 부회장직에서 물러납니다.

좋은 행정은 충분한 반대 의견과 다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축구협회의 일원으로서 축구팬들의 모든 질책을 무거운 마음으로 통감합니다.

또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있어야 할 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이동국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최근 대한축구협회의 사면 결정과 철회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한 저의 생각과 입장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누구보다도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 동료 선후배들, 그리고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저는 올해 2월, 대한축구협회의 제의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직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업무를 배우고 파악하는 시기였고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진행된 안건 이었지만 경기인 출신으로서의 경험을 자신있게 말씀 드려 막지못한 못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선수로서 받은 많은 사랑을 행정으로 보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협회에 들어왔지만 부회장으로서 제 임무를 해내기에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이에 전적으로 저의 책임을 통감하며 현 시간부로 해당 직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대한민국 축구 발전과 건강한 스포츠 문화를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보답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축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사과 말씀 올립니다.

▲ 조원희 대한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

이번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에서 번복한 사면 건과 관련하여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대한축구협회의 사회공헌위원장 역할을 수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러한 일이 발생된 것에 죄송스럽고, 당시 이사회에 있었던 사람 중 한 명으로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에게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제가 드리는 어떤 말씀으로도 축구팬분들의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조원희라는 사람에게 큰 실망을 하셨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 일에 있어 부끄럽고 부족한 제 모습에 스스로 큰 실망을 하였습니다.

진심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자 대한축구협회의 사회공헌위원장으로 축구를 통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했으나 현재 제 역량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껴 대한축구협회의 사회공헌위원장 자리를 물러나고자 합니다. 다시 한번 축구를 사랑하는 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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