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인터넷은행 단기예금으로 몰리는 시중자금

2023-04-06 12:38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의 요구불예금 및 만기 3개월 미만의 단기예금 비중이 81%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의 61%에 견줘 압도적인 수치다. 비대면을 활용한 자금이동의 유용함, 조건 없는 이자혜택 등이 단기자금 유치에 크게 기여한 모습이다. 

한편으로 최근의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심리가 유동자금 이동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의 요구불예금 및 만기 3개월 미만의 단기예금 비중이 81%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각사 제공



6일 금융권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의 총 수신(예·적금)잔액은 67조 95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요구불예금과 만기 3개월 미만의 정기예·적금 등을 합산한 금액은 54조 8567억원으로 총 수신잔액의 80.7%에 육박했다.

같은 조건으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살펴보면, 단기예금 잔액은 1043조 5828억원으로 총 수신잔액 1710조 7293억원 대비 61.0%에 불과하다. 

인터넷은행별로 살펴보면, 카뱅은 총 수신잔액 33조 558억원 중 요구불예금이 20조 4794억원으로 62.0%에 달했다. 만기 3개월 미만의 정기예금은 2조 9690억원으로 예금잔액 8조 8827억원 대비 33.4%를 점유했고, 만기 3개월 미만의 정기적금도 1조 5638억원으로 적금잔액 3조 6937억원 대비 42.3%를 차지했다. 

케뱅은 총 수신잔액 14조 6054억원 중 3개월 미만의 수신잔액이 9조 6686억원으로 66.2%를 점유했다. 정기예금의 경우 만기 1년 이내 상품의 잔액이 6조 1190억원에 육박해 총 수신잔액 대비 43.0%, 총 정기예금 잔액 6조 2812억원 대비 97.4%를 각각 점유했다.

토뱅은 총 수신잔액 20조 2972억원 중 3개월 이내의 잔액이 20조 1759억원을 기록해 전체의 99.4%에 달했다. 만기 1년 이내의 정기예금 상품 잔액은 250억원으로 전체의 0.1%에 그쳤다. 

단기자금의 상당분은 요구불예금이다. 토뱅은 출범 당시인 2021년 10월 초저금리 시기였음에도 수시입출금(파킹)통장에 연 2.0%(현재 연 2.2%, 5000만원 초과분부터 연 3.8%)의 이자를 제공해 시중 유동자금을 대거 끌어들인 바 있는데, 현재도 '매일이자받기' 등의 혜택에 힘입어 유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의 트렌드를 고려해 3사는 1개월만 불입해도 이자혜택을 제공하는 예금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뱅 정기예금 상품은 가입기간을 1~36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 특정일을 만기일로 설정해 하루 단위로도 가입할 수 있다. 금리는 만기 1~3개월 연 3%, 3~6개월 연 3.2% 등이다. 아울러 만기 전까지 최대 2회 '긴급 출금'도 이용할 수 있다. 

케뱅의 '코드K 정기예금'도 1~36개월 중 선택할 수 있으며, 하루 또는 월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금리는 만기 1~3개월 연 3%, 3~6개월 연 3.3% 등이다. 

토뱅은 출범 당시 선보인 보통예금 '토스뱅크 모으기'에 이어 '키워봐요 적금' '먼저 이자받는 예금'을 연이어 출시했다. 최근 선보인 먼저 이자받는 예금은 가입기간 3·6개월 중 가입할 수 있으며, 예치금 100만~10억원까지 연 3.5%의 이자를 제공한다. 

기존 모으기는 예치금 5000만원까지 연 2.2%의 금리를, 초과분부터 연 3.8%의 금리를 각각 제공하고 있다. 예치금을 기준으로 금리가 책정되는 만큼, 가입기간과 무관하게 원할 때 상품을 해약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사실상 시중은행 대비 편리한 자금 예치와 조건 없는 금리혜택 등이 3사의 유동자금을 끌어모은 요소로 볼 수 있다. 

한편으로 언제나 빠져나갈 수 있는 일종의 '휘발성 자금'이라는 점에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자금조달이 소액·소매자금이라는 점을 들어 단기간 내 자금이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다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계기로 은행권의 건전성 조치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현재 거론되는 조치로는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등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