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이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하면서 새 주인을 맞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운업 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HMM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인수전에 험로가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10일 HMM 매각 자문 킥오프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VLCC 1호선 유니버셜 리더호./사진=HMM 제공
당국은 이에 앞서 삼성증권(매각자문), 삼일회계법인(회계자문) 및 법무법인 광장(법무자문) 등과 매각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업황도 좋지 않고 특히 HMM 올해 1분기 실적도 나빠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해운선사들이 1분기에 해운운임 하락으로 전반적인 실적 감소세를 겪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HMM은 1분기에 영업이익으로 약 73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7% 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는 CJ그룹, LX그룹, SM그룹 등이 거론된다.
먼저 거론됐던 현대글로비스, 포스코홀딩스, HD현대중공업, 삼성SDS 등은 인수 의사를 부인해 인수 가능성이 희박하다.
현재 시장에서는 CJ그룹, LX그룹, SM그룹 등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통운을 계열사로 둔 CJ그룹이나 SM상선을 보유한 SM그룹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SM그룹은 2013년 대한해운을 인수한 데 이어 2016년 한진해운의 아시아∼미주 노선까지 인수할 정도로 해운업 비중이 큰 기업이다.
LX그룹은 종합물류기업 LX판토스를 보유하고 있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HMM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몸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HMM 지분은 산은과 해진공, 신용보증기금 등 공공기관이 전체 46.6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재 HMM의 시가총액이 9조9030억 원이므로 인수 시 지분 인수에만 4조620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영구채 정리에도 큰 비용이 든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전환사채권(CB)과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총 2조68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갖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HMM의 성공적 매각을 위해서는 사채 처리 방안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영구채 해결 없이는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각에 난항이 예상되면서 산은과 해진공은 전환권 행사를 통해 확보한 주식을 국민주 형태로 공개하는 방안, 재무적 투자자(FI)에게 경쟁 입찰을 통해 매각하는 방안, 매각을 전제로 전환사채를 조기 상환받는 방안 등을 놓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HMM이 매력적인 매물이기는 하지만 해운업 불황이 예상되고 인수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최종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