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난 1973년 처음 문을 열어 올해 '개원 50주년'을 맞은 서울 어린이대공원이, 최근 탈출을 시도했던 얼룩말 '세로'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동물친화형 숲 속 동물원으로 재조성된다.
16일 서울특별시의회 박성연 의원에 따르면, 어린이대공원은 세로 사건 등을 계기로 오는 2030년부터 진행하려던 재조성 사업의 조기 시행을 추진키로 했다.
동물 복지 등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하는 생물다양성센터로 변하는 것이 목표다.
대공원은 그동안 관람객 중심의 일방향 전시 방식을 인해 생물다양성센터로 패러다임이 바뀐 현대의 공공 동물원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얼룩말 세로가 탈출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구시대적 동물 관람 문화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재조성 계획/사진=서울시의회 제공
대공원 동물원은 현재 90여 종 총 700여 마리의 동물이 살고 있으며, 개체 수에 비해 면적이 좁고, 대다수 시설이 20년 이상 노후돼 있다.
또 관람객 위주로 넓은 도로와 광장을 조성하고, 유리창이나 창살을 통해 볼 수 있는 구조로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며, 조류 인플루엔자 등 동물 전염병이 빈발하면서 교차 감염의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동물원 허가제와 이동 전시 금지 등 동물복지 제고 등을 담은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이 올해 12월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얼룩말 세로의 탈출 등으로 동물원 환경 개선 필요 여론이 높아지자, 대공원은 재조성 추진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맹수사, 조식사 등 인간의 인식 중심으로 조성된 공간은 동물들이 실제로 살던 환경을 고려, 아프리카 사바나, 열대 우림, 한국 등 생물 중심의 기후학적 구역으로 개편되고, 동물 생태 뿐 아니라 기후 교육도 함께 이뤄진다.
동물의 종류도 현재 90여 종에서 40여 종으로 줄어든다.
수달, 삵 등 우리나라 고유 동물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고, 체험을 통해 생명과 환경에 대한 배움을 넓힐 수 있도록 어린이동물원도 조성하며, 광장을 없애고 동물 서식 지역은 지금의 3배 이상으로 확대한다.
또 오솔길을 만들어 사람과 동물이 함께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변화된다.
특히 숲이나 호수, 초원 등 동물의 원래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고, 동물이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등, 동물 중심 환경을 조성하는 게 특징이다.
대공원 측은 올해 동물원 리모델링 조기 추진을 검토하고,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박 의원은 전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