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집권 여당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이다.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해 10월 3주 이후 최저점을 찍었고, 당 지지율 역시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윤 정부의 대일 외교 문제,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전광훈 목사를 둘러싼 김기현 당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간 설전으로 인한 내부 갈등, 야당과의 협치 실종 등이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6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 긍정 평가는 33.6%, 부정 평가는 63.4%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4월3~7일) 대비 2.8%p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4%p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차이는 29.8%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0%p) 밖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 결과./사진=리얼미터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48.8%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 33.9%를 얻었다. 지난 주와 비교해 보면 민주당은 2.9%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3.1%p 떨어져 두 정당간 격차는 14.9%p로 벌어졌다.
주목할 점은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 지역의 지지율이 전주보다 6.2%p포인트 폭락한 48.4%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또한 서울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6.3%p포인트 하락했다.
중도층의 이탈도 두드러졌다. 중도층은 지난주 조사(33.7%), 대비 5.0%p 하락한 28.7%를 기록했고, 보수층에서도 3.9%P 떨어진 62.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17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정부 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요인은 내부 분열과 야당과의 협치 부재 장기화"라고 분석했다.
최 원장은 "지금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할 대통령과 당이 안에서 계속 싸우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국정에 대한 불안감을 준다"라며 "이같은 모습은 중도층 지지율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지율이 빨리 빠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나 야나 국민들이 보기에 똑같이 협치 부족이긴 하다"면서도 "다만 여야 협치 부재 현상이 1년 이상 장기화되면 여야 격돌에 대한 책임 소재는 대통령으로 옮겨지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어떤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크다"라면서도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요인은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대통령의 위기로 전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입법 권력을 가진 야당의 책임이지 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과의 협치 문제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은 지지율 하락 요인에 대해 "결국에는 도청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도청 논란에 대해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과 여당 의원들의 억지 옹호 등의 모습을 보고 국민들이 많이 실망했을 것 같다. 국민적인 불만과 반감, 실망 이런 것들이 결합돼서 지지율로 나타났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장 소장은 또, "여당이 계속해서 전광훈 목사 논란 최고위원들의 망언 등 부적절한 언사나 행동 등 부정적인 이슈가 되게 강했다"라며 "뭐 하나 제대로 나라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거나 여당이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국민의힘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97%), 유선 (3%) 자동응답 전화(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0%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2.0%p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