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총선 1년을 앞두고 터진 ‘2021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논란이 당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자 이 대표가 압수수색 닷새 만에 직접 고개를 숙였지만 송영길 전 대표가 귀국을 지연함에 따라 수습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최근 이른바 ‘쩐당대회’ 의혹에 송영길 전 대표 조기 귀국과 사법당국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사태 수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녹취 파일을 근거로 돈 봉투 살포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자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 대표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확한 사실규명과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확인되는 사실에 상응하는 책임과 조치를 다 하겠다”고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대선 후보와 함께 3월 8일 서울 여의도 우체국 앞에서 ‘코스피 5000시대, 이재명과 함께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자 이 대표의 대응 방식을 두고 당 내부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부 강성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의 대응에 아쉽다는 불평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불법 자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이성만 의원 등이 제기된 의혹을 “검찰의 정치 탄압”이라고 전면 부인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사과함으로써 의혹을 당이 인정하는 모양이 됐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그간 검찰 수사로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야당 탄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내부 결속과 ‘방탄 정당’이라는 프레임 극복을 위함이다. 이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도 동일한 잣대로 적용됐다.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기동민·이수진(비례) 의원 당헌80조 미적용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당초 ‘쩐당대회’ 의혹에도 ‘검찰의 기획 수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이정근 녹취록’에 현역 의원 수십 명의 이름이 거론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입장을 선회했다.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가 아니라는 판단에 손절을 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검찰 수사가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부터 ‘이 대표 사법 리스크만 야당 탄압이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더불어 평소 검찰의 수사에 정면으로 맞섰던 이 대표가 고개를 숙이자 ‘쩐당대회’ 의혹이 사실일 수 있다는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송 전 대표와 이 대표가 ‘이심송심’으로 각별한 사이였던 만큼 쩐당대회에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도 제기된다.
문제는 사태를 조기 수습하려는 이 대표의 바람과 달리 송 전 대표가 귀국에 미온적 모습을 보이며 의심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로부터 귀국 요청을 받은 송 전 대표는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거취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들어가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냐”며 사실상 조기 귀국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쩐당대회 의혹으로 생성된 부정적 시선들이 이 대표에게까지 악영향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이 대표와 송 전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부터 계양을 재보궐 선거까지 정치적 동반자 길을 걸어 현 지도부 출범 배경에 송 전 대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송 전 대표 귀국이 지연돼 쩐당대회 의혹이 확산될수록 이재명 지도부가 부정부패 속 태생 됐다는 비판을 해소하지 못해 정당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