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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 "글로벌 전시기업 가시권...임기 내 초석 마련"

2023-04-23 14:01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대담 김진호 부사장·정리 김연지 기자·사진 김상문 기자]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는 1960년생으로 연세대학교를 졸업, 1986년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경기도 문화관광국장, 화성시 부시장, 경기도 경제투자실장,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역임하는 동안 행정능력과 정무감각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도 경기도 공무원들이 존경하는 선배로 꼽을 때 빠지지 않을 정도로 경기도정에 진한 흔적을 남겼다. 

또 행정안전부 지방행정국 국장, 국민안전처 안전정책실 실장, 대통령비서실(청와대) 재난안전비서관 등 중앙정부의 요직을 거쳤다. 퇴직 후 모교인 연세대에서 재난 관련 강의를 이어오다 지난해 12월 공모를 거쳐 킨텍스 대표이사에 올랐고 국내 전시단체 모임인 한국전시산업진흥회 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그는 강압적이거나 화려한 포장을 싫어하며 "임기나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미래를 위한 밑돌을 놓는 게 리더"라는 소신을 피력한다.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20일 본지와 만난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는 "설렘을 가지고 첫발을 내디딘 후 100일을 좀 넘게 보내는 동안 무거운 책임감을 직접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침체된 전시산업이 가장 어려웠던 2019년에 비해 90% 가까이 회복될 것 같다. 3월 전시 횟수는 87% 정도 늘었고, 참관객 수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4월에는 모빌리티 쇼도 있었고, 식품·의약품 전시회도 많은 관심을 받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시산업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 취임 100일 동안의 가장 큰 변화이자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3년 임기 동안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 4년, 5년, 10년 후까지 계획을 세우고, 초석을 놓겠다"며 "계획을 위한 계획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만들겠다. 다음 사람이 와서 일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디딤돌을 만드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는 소신도 밝혔다.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가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능력과 성과 위주 인사...인력 증원 효과"

이 대표는 취임 후 간소화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춘 조직개편과 능력·성과 위주의 인사를 단행했다. 결재단계를 4단계(팀장-실장-부사장-사장)에서 3단계(팀장-부사장-사장)로 간소화하고, 대표이사 중심의 책임경영과 조직 구성원 각각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했다.

이 대표는 "인력 구조에 계층이 너무 많으면 업무의 효율화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상위직 비율을 줄여 실무를 뛸 수 있는 인원이 더 늘었다. 인력 증원 없이 인력 증원 효과를 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결제 단계가 줄어든 만큼 행정 낭비가 줄었다"고 부연했다.  

"목표는 대한민국 전시산업의 글로벌 성장"

이 대표는 "킨텍스 설립 목적은 이익 달성이 아닌 대한민국의 전시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고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향후 3전시장(18만m²), 인도 IICC(30만m²), 잠실복합개발(12만m²)까지 총 60만m² 전시 면적을 운영하는 킨텍스의 '마이스 트라이앵글' 전략은 우리나가 글로벌 전시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또 킨텍스를 허브로 인근 고양시·파주시의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마이스산업을 개화시킬 청사진을 만들고 있으며 눈앞에 와있는 미래 교통의 총아인 UAM(도심항공교통) 등을 연계시킬 큰 그림도 내비쳤다.  

"국제화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K-전시회 카테고리화"

이 대표는 전시산업 생태계 활성화 위해 직접 주관 전시가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킨텍스가 직접 주최·주관하는 전시회가 작년 16건에서 올해는 20건으로 늘었다"며 "대한민국 대표 전시회를 넘어서서 글로벌한 대형 전시회를 유치하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사업을 통해 킨텍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주관 전시회 수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6월 베트남에서 의료기기전시회 개최가 확정돼 있고, 수소 산업 전시회의 해외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3전시장 하반기 착공 목표…"글로벌 전시 인프라"

킨텍스는 제3전시장(18만m²)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최근 건설 자재비 급등으로 3전시장 건립비 증액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4453억 원에 1844억 원을 증액해 6298억 원이 필요하다는 조달청의 설계 적정성 검토 결과에 따라 현재 기재부 총사업비 심의 준비 중에 있다.

이 대표는 "8월 내 시공자 선정과 하반기 공사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3전시장 건립은 산업부 예산이 투입된 국책사업인 동시에 경기도와 고양시의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중요한 현안 사업"이라며 "산업부와 킨텍스 주주기관뿐 아니라 경기도의회, 고양시의회 등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를 요청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3전시장 건립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20위권 규모의 전시장을 보유하게 된다. 이 대표는 "고양시의 경제자유구역 추진과 함께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CJ라이브시티 등이 들어서게 된다"며 "GTX 개통과 더불어 인천지하철 연장,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등 교통도 개선돼 전시장 방문객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18만m² 전시 면적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18.6만m²), 독일 베를린 IFA(16.4만m²),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12만m²) 등 세계 유수의 전시회와 동등한 수준의 행사들이 개최될 수 있는 면적으로 킨텍스가 대형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글로벌 전시 인프라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업체 따돌린 10월 인도 IICC 개장…"킨텍스 글로벌 존재감 부각"

킨텍스는 오는 10월 1일 개장하는 인도 국제컨벤션센터(IICC, 30만m²) 20년 운영권을 따냈다. 글로벌 전시산업계 평가 40위권 밖인 대한민국이 글로벌 랭킹 4위인 프랑스 업체를 상대로 따낸 승리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며 관심을 표했고 이제는 킨텍스의 운영 능력에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 대표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국가 프로젝트로 새로운 전시장을 발표하고, 국제 입찰을 했는데 킨텍스가 수주를 받았다"며 "해외사업을 통해 킨텍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인도 IICC는 킨텍스가 글로벌 전시산업에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오는 10월 개장식에는 모디 총리의 참석이 거의 확실하며, 올해 인도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과 연계된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IICC는 킨텍스의 현지 법인 키넥신이 20년간 운영하게 된다"며 "운영에 따른 수익도 있겠지만, 글로벌 전시 운영 업체로 노하우가 쌓이게 되면 다른 나라의 전시장 운영권도 따낼 수가 있다"고 말했다.

2024년에는 IICC에서 코리아 엑스포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운동장을 만들어 놨으니 수출을 하고싶은 기업들이 인도를 포함해 서남아시아 시장까지 자리 잡을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중국 시장이 주춤하고, 베트남이 여러 규제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에 투자가 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처음 예상했던 2~3년의 운영 적자 기간도 단축돼 골디락스가 될 조짐"이라고 기대했다.

(왼쪽)김진호 미디어펜 부사장과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GTX 개통 효과 극대화...앵커 호텔 필수"

이 대표는 "내년 연말에 GTX가 개통이 되는데 전시장에서 450m 정도 떨어진 곳에 역이 생긴다"며 "역에서 나와서 전시장까지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국토부와 킨텍스 방향으로 출구를 내기 위한 기본 협의를 했고, 관람객들이 지상 및 지하 이동 시 먼 거리를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무빙워크 같은 시설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앵커 호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호텔이 지금 많이 부족해서 다다익선"이라면서 "전시장 코앞에 호텔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년에 킨텍스로 오는 인구가 630만 여 명이다. 대한민국에서 에버랜드보다도 많이 찾는 장소"라면서 "인프라를 잘 갖춰놓는다면 4시간 있을 사람이 하루를 머물고, 이틀을 머물게 되면 그에 따른 지역경제 낙수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위기 대비해 ESG 경영 실천"

이 대표는 "대한민국 전시산업에서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킨텍스가 기준이 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며 "구체적 실천 과제들을 개발하고 솔선수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이 아니라 언제든 에너지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에너지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전시장 설계에 이미 많은 부분이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정부, 지자체와 협업해 전시산업 생태계에 종사하는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ESG 경영이 전시산업에 정착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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