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올해 초반 해외건설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적이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글로벌 건설시장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혁신·투자 등 국내 건설사들의 자구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007~2023(4월 24일 기준) 해외건설 수주 추이./사진=해외건설협회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75억8197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91억5812만 달러 대비 17% 감소한 수치다.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시장에서는 총 178개사가 68개국에서 156건, 61억1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전년 동기 수주액인 66억2000만 달러 대비 7.7% 줄었다.
1분기 지역별 수주액을 살피면 북미·태평양이 22억4900만 달러, 아시아와 중동이 각각 18억800만 달러, 12억4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프리카가 6억3300만 달러, 유럽과 중남미가 각각 8900만 달러, 84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1분기 비중이 0.2%(14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북미·태평양 수주 비중이 올해 1분기 36.8%로 크게 증가했다. 중동도 지난해 4.8%(3억2100만 달러)에서 올해 20.4%로 늘었다. 다만 지난해 74.8%(49억5300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아시아 수주 규모가 올해는 29.6%로 대폭 감소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아시아의 경우 카자흐스탄 화력발전소(8억8000만 달러), 싱가포르 라텍스 화공플랜트(3억 달러), 중국 LG디스플레이 공장(7000만 달러) 등 총 18억1000만 달러를 수주했으나 지난해 동기간 대비 63.5%가 감소했다”며 “중동은 리비아 발전소 공사(7억9000만 달러), 아랍에미리트(UAE) 고급 주택 공사(1억3000만 달러) 등 12억4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그간 중동에서 저조했던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약 4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데믹 및 저유가에 따른 산유국의 설비투자 위축, 우리 기업의 선별적 입찰 참여 등 영향을 여전히 받고 있어 본격적인 수주 확대 추세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경기회복 및 산유국 발주물량 확대 여부가 수주 증가 관건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비록 1분기 수주실적은 주춤했지만 글로벌 건설시장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건설시장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11조70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건설시장이 2026년까지 연평균 4.3%, 사우디 중심의 중동 건설시장이 4.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1분기 다소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고 글로벌 시장 성장세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국내 건설기업의 자구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상당 기간 지속한 국내 건설 및 주택시장 호황과 해외 시장 침체로 약화한 우리 건설기업의 해외사업 관련 기술·수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구적인 노력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 회복에 따른 주요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재개, 아시아 및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인프라 시설 확충 등 전반적인 해외건설 시장의 우호적인 변화로 인해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주요 글로벌 건설기업의 시장 진출 확대에 따른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며 “기존 사업 혁신과 신수종사업 조기 안착을 위한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등 지속적인 관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