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방미 이틀 만에 한미 기술협력 관련 양해각서(MOU)가 23건이나 체결됐다.
수소·반도체·친환경 등 첨단 분야에 다양한 한미 기업들이 파트너십을 맺으며 한미 경제동맹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이와 별도로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와 미국 전력공급업체 코닝도 한국 시장에 통 큰 투자를 하기로 약속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한미 첨단산업·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행사가 열렸다.
현장에는 한미 양국 간 첨단분야의 미래지향적 협력 강화를 위해 양국 기업·기관 대표 45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는 두산, 두산로보틱스, SK, HD한국조선해양, 현대건설, 롯데케미칼,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관계자들이, 미국 측에서는 보잉, GE, 엑손모빌, 지멘스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참석 기업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첨단 기술분야 총 23건의 MOU가 체결됐다. 분야별로는 배터리, 바이오, 자율주행차, 항공, 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 10건과 수소, 원전, 탄소중립 등 청정에너지 분야 13건이 포함됐다.
이밖에 넷플릭스가 윤 대통령 방미 첫날인 24일 만나 4년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으며, 25일 코닝도 웬델 윅스 회장이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향후 5년간 1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윤 대통령의 방미 이틀 만에 첨단기술분야 6개 기업 19억 달러, 넷플릭스 25억 달러, 코닝 15억 달러 등 총 59억 달러(약 7조8900억 원)의 투자금이 한국에 유입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양국 산업의 핵심 이슈 중 하나인 배터리 분야에서는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미국 배터리협회(NAATBatt)와 MOU를 맺고 이차전지 분야 연구개발과 인력교류, 표준 마련에 관한 협력을 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양국의 배터리 협력을 통해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와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포스코케미칼 등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북미 이차전지 시장 진출 및 기업 유치를 위한 상호 지원 네트워크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한국바이오협회와 미국바이오협회(BIO),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MCPHS(보스턴약학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과 AABB(혈액은행협회) 간에 각각 MOU가 체결됐다.
바이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기업 교류를 지원하고 국내 산학연과 미국 대학 간 국제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한국자동차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과 미국 협회 간 공동 연구, 표준 개발 협력에 관한 MOU가 체결됐다.
항공 분야에서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미국 보잉사가 상용 항공기 생산 시스템, 도심 항공용 모빌리티 기술 등에서 공동 연구 및 인력 교류를 하기로 했다.
미국이 우주항공 분야의 대표주자인 만큼 한화 등 국내 업체의 글로벌 우주항공 분야 진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봇 분야에서는 두산과 두산로보틱스가 공장 자동화 솔루션 업체인 록웰과 스마트 공장을 위한 기술 개발 및 마케팅 협력 강화 MOU를,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북미통신산업협회(CTIA)가 사이버 보안 분야 MOU를 각각 맺었다.
수소 분야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과 SK E&S가 GE, 플러그파워와 '블루수소 생산·유통·활용을 위한 전주기 사업 투자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해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힘쓸 예정이다.
롯데케미칼도 세계 최대 암모니아 생산 기업인 미국 CF인더스트리스와 미국 루이지애나 지역에서 진행될 청정 암모니아 생산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또한 한전과 GE가 청정 발전 원료인 암모니아, 수소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원전 연료 분야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미국 원전 연료 업체인 센트러스는 수급 협력을 위한 MOU를 맺어 에너지 교류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차세대 원전인 SMR 분야에서는 한수원과 SK이노베이션이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 SMR 업체 테라파워와 쇼듐냉각고속로 기반 4세대 SMR 건설·운영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MOU가 진행됐다.
한편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화솔루션이 올해 미국 태양광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HD현대일렉트릭 역시 미국 현지 생산전략을 바탕으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친환경 에너지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한미 양국이 그간 군사·안보 동맹에서 나아가 첨단산업·기술동맹으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며 "이번에 심은 협력의 씨앗들이 조만간 큰 결실을 보기를 기대하며 한국 정부 역시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