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사진=YTN 캡처 |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국제 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을 벌이고 있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구제금융 프로그램 연장 방안을 다음달 5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AP·AFP통신 등 외신을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치프라스 총리는 27일 오후 1시께(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긴급 연설을 통해 그리스 국민이 협박에서 자유로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채권단의 제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이 그리스 국민에게 참을 수 없는 부담이 될 제안을 해왔다면서 이제 국민이 그리스의 미래와 관련해 역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정부는 지난 6개월간 민주주의에 걸맞은 실행 가능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싸워왔고 전 국민에게 굴욕감을 주는 긴축조치를 이행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면서 "새로운 제안을 수용하느냐 거부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게도 국민투표 방안을 알렸다고 덧붙였다.
치프라스 총리의 전격적인 국민투표 발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체인 유로그룹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국제채권단은 주말까지 협상타결을 압박하고 있다.
집권여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그리스 국민에게 반대표를 찍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시리자 대변인인 니코스 필리스 의원은 "정부 협상안에는 찬성하지만 채권단의 최후통첩에는 반대한다"며 국민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시리자 강경파로 분류되는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에너지부 장관은 "그리스 국민의 답은 완전한 '노'(no)가 될 것"이라며 "반대표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코스 파파스 국무장관도 그리스 국민이 반대표를 찍게 될 것이라며 "아주 좋은 밤이다. 그리스 국민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치프라스 총리 공격에 나섰다. 직전 총리인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당수는 "국민투표는 유럽에 대한 찬반투표가 될 것"이라며 "치프라스 총리가 그리스를 수용할 수 없는 합의와 유로존 탈퇴 사이의 교착상태에 밀어 넣었다"고 비난했다.
신민당과 함께 2010년과 2012년 구제금융 협상을 체결한 사회당(PASOK)은 치프라스의 사임을 압박했다.
그리스 정부는 전날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5개월 연장하고 120억 유로(약 13조4000억원)를 제공하겠다는 국제채권단의 제안을 거부한 상태다.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 구성된 국제 채권단은 그리스가 30일 IMF에 대한 15억 유로 상환에 실패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는 것을 피하려면 이번 주 내로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