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주요 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을 향한 당국의 '상생금융' 요구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영향으로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한 데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1년 전보다 2배 규모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주요 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 각 사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 89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이익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유가증권과 수수료, 매매평가익 등의 비이자이익이 늘어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6.8% 성장했다.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조 497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분기 기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1조 3880억원의 순이익 거둬 전년보다 0.2% 성장하는데 그쳤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각각 22.1%, 8.6% 늘어난 1조 1022억원, 911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4대 금융그룹의 최대 실적을 견인해왔던 이자이익은 다소 줄어든 반면 경기 하강 국면 가능성을 반영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년 전과 비교해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KB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2조 785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9% 줄었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2조 54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 감소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전분기 보다 각각 10.6%, 5.5% 줄어든 2조 1750억원, 2조 2188억원의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당국의 권고에 따라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정치권을 포함한 금융당국은 최근 본격적인 경기 하강 국면 가능성을 반영해 은행권에 선제적 리스크 관리 능력을 확충할 것을 주문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은행 산업의 과점 피해를 지적하며 "수익이 좋은 시기에 은행이 충당금을 충분히 쌓고 이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6682억원을 신규 적립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458억원)의 약 4.6배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2434억원)보다 89.4% 늘린 461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하나금융도 지난해(1646억원)의 2배 수준인 3432억원을 쌓았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분기 1661억원에서 올해 1분기 2614억원으로 늘렸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