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진격의 거인'이 됐다. 키움 히어로즈에 재역전승을 거두고 파죽지세로 8연승을 내달려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롯데는 30일 키움과 사직 홈경기에서 5-3으로 재역전승했다. 이로써 롯데는 8연승을 질주했다.
롯데가 8연승한 것은 지난 2010년 6월 12일 한화 이글스전 승리로 8연승한 후 무려 13년만이다. 일수로는 4705일만이다.
8연승을 거둔 롯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8연승의 결과는 달콤했다. 14승 8패(승률 0.636)가 돼 이날 두산에 0-2로 패한 SSG 랜더스(15승9패, 승률 0.625)를 승차 없이 승률에서 제치고 1위로 등극했다. 롯데가 2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정규시즌 1위에 오른 것도 2012년 7월 7일 이후 근 11년만이다.
롯데의 연승 기세가 무서웠지만 이날 승리는 사실 쉽지 않아 보였다. 키움이 선발투수로 에이스 안우진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29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키움은 선발을 정찬헌에서 안우진으로 바꿨다. 롯데의 연승을 끊겠다는 의지였다. 안우진은 이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0.84의 짠물 피칭을 해온 리그 정상급 투수다.
하지만 사직구장 2만2990석을 꽉 채운 관중들의 열기와 에너지가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에 힘을 불어넣으며 접전을 승리로 이끌어냈다.
롯데는 2회말 안치홍의 볼넷과 안우진의 폭투, 한동희의 강습 타구 때 나온 1루수 이원석의 실책, 이학주의 안타를 묶어 1사 만루 찬스를 엮었다. 여기서 안권수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선취점을 냈다.
3회말에는 2사 후 전준우의 안타와 안우진의 폭투에 이어 안치홍이 적시타를 쳐 1점을 더 뽑아냈다. 안우진은 난타 당한 것은 아니지만 롯데 홈팬들의 기세에 눌렸는지 제구 난조를 보이며 폭투를 2개나 범했는데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안우진은 5회까지 6피안타 2실점(1자책점)하고 투구수가 90개에 이르러 다소 일찍 물러났다.
롯데의 연승 행진을 응원하기 위해 만원 관중이 들어찬 사직구장. /사진=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키움 타선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날 롯데 선발은 한현희였다. 친정팀 키움을 상대로 선발을 자청하며 의욕을 보인 한현희는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버텼지만 5회초 고비를 넘지 못했다. 러셀과 이원석에게 연속해서 득점타를 허용하며 2-2 동점 추격을 당한 후 2사 1,2루에서 김진욱으로 교체됐다. 김진욱이 대타 박찬혁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2-3으로 역전됐다.
롯데가 7회말 다시 반격했다. 키움 세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동혁을 상대로 1사 후 안권수와 김민석의 연속 연속안타로 1,2루 기회를 잡았다. 고승민이 2루 땅볼을 쳐 2사 1,3루가 된 다음 렉스 타석 때 김동혁의 보크가 나와 편하게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렉스(2루타), 전준우의 적시타가 잇따라 터져나와 5-3 재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후반 잡은 2점 차 리드는 필승 계투조인 구승민과 김원중이 각각 8회와 9회를 맡아 지켜냈다. 그렇게 롯데의 8연승은 완성됐다. 안권수와 렉스, 전준우가 나란히 2안타 1타점으로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